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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인도사 Jul 27. 2021

무인도 생활기 연재_미크로네시아8

무인도에서 알게 된 내가 좋아하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시간     

섬에는 제가 좋아하는 시간들이 많은데요.ᅠ     

달이 바다 위로 날아오르는 생생한 시간

파도와 맞닥드린 햇빛이 바다에게 고개를 숙이는 동안의 시간 

늘 혼자인 불가사리들의 인사를 나혼자 받아줄 수 있는 시간 

섬이 조금씩 움직여 해변에 물이 차는 두번째 시간 

별이 조약돌로 박혀 밤이길 기다리는 오후의 시간 

빗물이 다시 또 빗물이 되길 상상하는 무염의 시간 

코코넛 나무가 열매에 물을 채우는 달달한 시간 

태풍을 정면으로 맞서며 단단해진 바위들의 듬직한 시간 

문뜩 튀어오르며 물 위를 날아오르는 날치의 날랜 시간 

지나가는 작은 배들의 모터처럼 통통이는 시간 

시계바늘 대신 그림자의 각도로 드러나는 야생의 시간 

육지에서 온 여름이 섬까지 오기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섬마다 계절이 다를 수 있는 시간 

억척스레 바위마다 붙어 있는 소라들의 압축된 시간 

떠내려온 쓰레기들의 처지들을 드려다볼 수 있게 귀를 여는 시간 

꼬리 칠때마다 뿌려지는 비늘의 비릿함이 세상에 번뜩이는 시간ᅠ 

무엇보다 푸른 바다의 푸른 생선에서 흐르는 빨간 피의 시간이 있네요.      

여기까진데요, 분명 여기저기 아직도 찾지 못한 숨어 있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시간은 사람의 것이어서요. 

다가가기 힘들 때도 있고 괜스레 먼저 조심스러워질때도 있습니다.

더 많이 가지고 싶지만 가지면 다시 한쪽에 처박아두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엘범을 뒤지듯 이 페이지에 시간을 모아둘까 합니다.

무인도에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있을겁니다. 




책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중



[윤승철]

주로 사람이 많지 않은 곳들을 찾아다닌다.

키르키스스탄 대초원이나 사막, 아마존, 남극 같은 곳. 그리고 무인도까지.

대한민국 실크로드 탐험대 청년탐사대장으로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을 모두 횡단했고, 히말라야에 올랐으며

세계 최연소로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대한민국인재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환경부장관상과 헌혈유공표창, 서울특별시장상, 경희대총장상, 박영석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무인도로 떠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무인도섬테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섬과 쓰레기가 많은 섬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섬마을봉사연합] 봉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시를 전공했으며 저서로는 [달리는 청춘의 시](문광부우수도서), [여행이 좋아서 청춘이 빛나서](공저), [마음을 만지는 만지도], [실크로드 길 위에서 길을 열다](공저) 등이 있다.

현재는 무인도체험 및 생태 프로그램 운영과 기관 및 방송 자문, 섬봉사단체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 : www.islandlab.co.kr

**섬마을봉사연합 : www.with-ivu.com

***유튜브 채널 : 무인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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