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여행 준비

백두산을 가기 전

by 설여사

남편이 속한 산악회에서 작년부터 백두산을 가자고 하더니 드디어 6월 중순 3박 4일 일정으로 백두산 여행을 가기로 했다.


산악회 임원단은 1월부터 여행사를 섭외하고 2월에 일정을 공지하고 35명 회원을 모집했다.

공지 하루 만에 35명이 신청을 했고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여행사와 상의 후 회원수를 70명으로 늘렸다. 삼일도 안 돼서 70명이 모집되었고 그 후로도 대기자가 줄을 섰다. 백두산 모객은 성공적이었다.

백두산이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인 것 같다. 회원들은 열흘 만에 계약금을 입금했고 중간에 건강에 이상이 생기신 분과 개인사정이 생기신 3팀을 제외하고 5월 중순에 잔금까지 모두 완납했다. 그리고 드디어 6월이 되었고 이번 주 일요일 출발이다.

지난 4개월이 너무 순삭이다.

설여사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그러나 진짜로 백두산을 가나 보다.


설여사도 지난주부터 백두산을 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얼마 전 SKT가 해킹이 돼서 사람들이 유심을 교체해야 한다고 난리였지만 설여사는 그동안 별 감흥이 없었다. SKT에서 다 알아서 하겠지 설마 무슨 일이 생기겠어하고 있다가 막상 해외를 나가려니 이제야 걱정이 되었다.


여행 10일 전.....

그제야 SKT 유심교체 신청을 했다. 다행히 유심교체를 신청한 3일 뒤부터 유심교체가 가능하단 문자를 받았다.


여행 7일 전...... 집 앞 SKT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했다.


여행 6일 전.... 남편은 은행에 가서 환전을 했고 설여사는 출발일 집 앞에서 타고 갈 공항버스 티켓을 예약했다.


여행 5일 전..... 중국에서 사용할 중국유심을 출발하는 날 인천공항에서 수령하게 인터넷으로 구입을 했다.

그리고 게으른 설여사와 다르게 부지런한 남편은 5일이나 남았는데 벌써 짐을 싸기 시작했다.


여행 4일 전.... 설여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행에 입고 갈 옷이 마땅치가 않다. 매번 등산만 다니다 보니 옷이 죄다 등산복이다. 백두산은 등산을 하는 코스가 아니다. 굳이 등산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등산복이 아니면 입을 게 없다. 아무리 옷장을 뒤져봐도 맘에 드는 옷이 없다.


여행 3일 전.... 설여사는 아침부터 새치머리를 염색하고 화장실을 청소했다. 오전에 주민센터 미술수업을 끝내고 오래간만에 점심을 같이 먹고 싶어 하는 숙희언니에게 바쁘다고 거절을 하고 집 근처 쇼핑몰로 내달렸다.

쇼핑을 싫어하는 설여사는 TV 홈쇼핑에서 4벌에 49,900 원하는 티셔츠만 사 입었더니 막상 어딜 차려입고 가려면 옷이 없다. 오늘은 작정을 하고 쇼핑을 하기로 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한번 쭉 둘러보고 다시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지하 1층에서 맘에 드는 얇은 바람막이 흰색 점퍼와 파란색 줄무늬 티셔츠를 사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 좀 전에 봐두었던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빨간색 티셔츠와 기본으로 있어야 하는 흰색 티셔츠를 샀다. 비록 걸려있는 옷이 아닌 행사 매대에 누워있던 옷들이지만 이것으로도 대만족이다.

남편명의 카드이니 벌써 카드 긁은 소리가 남편에게 도착했을 것이다. 남편이 집에 와서 과소비를 했다고 잔소리를 해도 새로 산 흰 바람막이 점퍼와 빨간색 티셔츠를 생각하면 참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온 설여사는 몇 년 전 구입해서 그동안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옷장만 차지하고 있던 4벌에 49,900원에 홈쇼핑에서 구입했던 티쪼가리 들을 눈질근감고 내다 버렸다.


산악회 단체카톡방엔 며칠 전부터 산악회 회장님이 '마누라와 남편은 안 챙겨도 되지만 여권은 꼭 챙겨 오라'는 문자를 계속 올린다. 70명이나 되는 인원이니 여권 안 챙겨 오는 사람이 있을까 노심초사다.

여행에 앞서 회원들도 다들 이것저것 걱정이다.

미리 공지한 일정표에 차량으로 이동한다고 되어있고 온천욕시 수영복필수라고 적혀있는데도

'백두산 북파에서 서파로 이동은 어찌하는지' ,

'숙소 온천욕 할 때 수영복은 가져가야 하는지'

'환전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등을 물어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악회회장님은 참 친절히 응대해 준다.

여행 전 기대와 설렘이 단체카톡에도 묻어난다.


설여사도 옷을 구입하고 짐을 싸려고 하니 이제야 진짜 실감이 된다. 비로소 설렌다. 내가 백두산에도 가는구나. 잘 다녀올 수 있겠지. 새로 구입 한 예쁜 옷 입고 사진도 많이 찍어올 것이다.


퇴근해 돌아온 남편은 아무 말이 없다. 다행이다.


여행 2일 전..... 오늘 아침 출근 전 남편은 챙겨놨던 짐을 캐리어에 넣으려고 했다. 설여사는 지난번 여행 후 캐리어 바퀴 하나가 닳아서 헛돈다는 것이 그제야 생각이 났다. 인터넷으로 바퀴만 구입해서 교체하면 된다고 누군가 알려줬던 것도 생각이 났다. 검색을 해보니 아침에 구입하면 낼 집으로 배송이 온단다. 캐리어 바퀴를 구입했다. 혹시 낼 배송이 안될지도 모르니 일단 집에 있는 다른 캐리어에서 바퀴를 떼어 달았다. 다행히 사이즈가 맞는다.

남편은 바퀴를 교체하고 짐을 다 챙겨 캐리어에 넣어놓고 출근을 했고 이제 설여사만 짐을 챙겨 캐리어에 넣으면 된다.


여행 1일 전..... 내일은 아들 딸을 위해 반찬을 만들 것이다. 순두부찌개와 불고기만 조금 해놓을 생각이다. 예전엔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카레까지 한 냄비씩 끓여놓고 여행을 다녀오곤 했더니 이젠 아들 딸이 절대 반찬을 많이 해놓고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엄마가 해놓고 간 음식 먹다 지친다고 알아서 챙겨 먹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란다. 그 후로는 대충 해놓고 떠난다. 엄마 없을 때 피자와 치킨을 시켜 먹으면 더 맛있나 보다.


D-DAY 일요일이면 빨간 티에 흰 바람막이점퍼를 입고 설여사는 설레는 맘을 안고 백두산으로 떠날 것이다.


여행 가기전 준비하며 설레임이 시작될때 부터 여행은 시작되는것 같다.


백두산이시여 이틀 동안 설여사가 백두산을 오릅니다. 부디 밝고 맑은 하늘 열어 찬란히 빛나는 아름다운 천지를 맞이할 수 있는 행운을 설여사 일행에게 선사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백두산 여행에서 좋은 추억 많이 쌓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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