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봉에서의 모닝커피
오늘의 모닝커피는 북한산 원효봉의 멋진 소나무와 함께한다.
멋진 소나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까마귀 한 마리가 바로 옆 소나무 위에 날아와 자신의 간식도 내놓으라고 위협적으로 "깍깍" 거린다.
원효봉의 고양이와 오늘 싸 온 찐 달걀 2개를 사이좋게 나눠 먹을 생각이었다. 고양이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까마귀는 내 등산가방에 찐 달걀 2개가 있다는 걸 아는 건지 갈 생각을 안 하고 위협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다. 달걀을 까서 반을 내려놓았다. 원효봉의 터줏대감 고양이나 저 시끄러운 까마귀든 누구라도 나눠 먹을 생각이었는데 고양이는 보이지 않고 시끄러운 까마귀는 달걀을 보지 못하고 깍깍 소리만 지르다 날아가 버린다.
산에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지만 가끔 오르는 산에 고양이가 있다는 걸 알고는 혼자 인정머리 없이 먹을 수가 없어 싸 온 간식을 조금 내어준다. 오늘도 고양이를 생각하고 달걀을 싸 온 것은 아니다. 올라와 보니 고양이가 보였고 혼자 먹기 야박한 것 같아 조금 내어본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아직 오늘의 요기를 못했을 고양이에게 까마귀에게 이 정도는 내어주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맘으로 고수레를 건네어보며 이젠 제법 쌀쌀한 원효봉에서 모닝커피를 마신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