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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영일 Feb 25. 2023

선자령

선자령 산행기

넘쳐나는 차량과 등산객들로 대관령휴게소에 난리가 났다.

대관령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강릉에서 서울로 가는 차량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였지만 지금은 선자령  산객들 베이스캠프로 용도가 변했다.


선자령 는 길로 산객 행렬이 길게 이어다.

초행자라도 앞서 가는 사람들만 따라가면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산으로 향하는 인파휩쓸리니, 저절로 자령 이끌린다.

산객들 떠드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등산로 경사가 하면 말 수가 줄고 거친 숨소리만 들리는데, 완만한 산길이다 보니 여유가 있어 그렇다.


눈 밟는 소리 들으며 걷는 사이 어느 중간 지점 전망대까지 올라왔다. 

저 멀리 강릉 시내가 흐릿하게 보이고, 산 아래쪽으로 영동고속도로가 지난다. 남북으로는 눈 덮인 백두대간 줄기가 장쾌하게 뻗어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을 보고 있자니, 지리산 천왕봉에서 미시령까지 백두대간을 완주해 보고 싶은 생각이 솟구친다.

백두대간은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줄기다.


비록 휴전선 이남 반쪽짜리 백두대간이지만 완주한 사람은 등산 고수 반열에 오 것으로 인정을 받는다.

바람의 언덕

시원한 경치를 뒤로 하고 선자령으로 향한다. 걷기 편한 숲길이 한참 동안 이어지고,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북서풍이 세차게 불면 똑바로 서 있을 수도 없다는 바람의 언덕이다. 드넓은 언덕에 나무는 한 그루 없고 거대한 풍차만 돌아다.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면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까지 붙을까?

오늘은 잠시 쉬어가는 날인지 풍력발전기들도 으름을 피우고 있다.

선자령으로 향하는 등산객

넓은 언덕 한쪽 귀퉁이에는 백패킹 텐트가 몇 개 놓여있다. 어제저녁에 올라와 이곳에서 밤을 지내고 아직까지 철수를 안 한 사람들이다.

이곳이 겨울 백패킹의 성지로 알려진 것처럼 몇 시간 뒤에는 오늘밤을 지새울 백패커들이 이곳에 꽉 들어찰 것이다.

바람소리 들으며 텐트 속에서 밤을 보내는 기분을 어떨까.

밤이 길고 지루한 시간일 수도 있지만 촘촘하게 박힌 별을 보며 선자령에 하룻밤 지내고 싶다.  

선자령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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