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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영일 Aug 11. 2022

춘향전

박색고개

강남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비구름 충청도로 내려은 탓에 는 길이 , 어느덧 목적지 가까워지고 있다.


눈앞 춘향과 이도령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치듯 지나자동차 터널 안으로 빨려 든다.


터널을 뚫느냐 마느냐를 두고 견이 갈렸지만 '바람이 들어오는 길 모야 한다.' 어느 풍수가의 에 따라 공사가 시작되었 '춘향터널'이다.


터널 위로는 이도령이 춘향이를 두고 한양으로 떠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박색고개가 지나고 있.


우리 국토 산. 그런 탓에 어딜 가나 산을 넘는 고갯길이 있고, 그 고개에는 옛부터 전해지는 이야기 하나쯤은 고 있다.


그만큼 고갯길 사연 많고 애환이 서린 이다.

전쟁 때는 적의 공격을 막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평에는 장돌뱅이들이 당나귀와 함께 넘나들던 물류의 통로였다.


또 어때는 랑하는 사람과 이별의 장소였고, 출세를 위해 거 보러 갈 때도 어김없이 고갯길을 넘어야 했다.  


남원 박색고개에도 춘향과 이도령에 관한 이야기전해진다.


옛날 남원땅에 춘향이라는 처자가 어미인 월매와 함께 살고 있었다. 춘향은 마음씨는 고왔으 얼굴이 너무 색()이라 시집갈 나이가 지나도록 혼담 한 번 건네 가 없었.


화창한 어느 봄날 향단이와 함께 광한루에 나갔다가, 현감 아들 이도령 보고 한눈에 반한 나머지 상사병에 걸려 앓아눕기에 이르렀다.

끔찍이 아끼는 월매는 좋다는 약 다 써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시집도 못 가고 노처녀로 죽게 될 처지에 놓인 딸을 보다 못한 월매는 이도령을 꼬실 꾸미기에 이른다.


월매는 방자에게 돈 몇 푼 쥐어주고 도령을 광한루로 데리고 나오게 한 다음, 향단이를 내세워 이도령의 관심을 끌겠다는 작전이었다.

광한루

향단이에게 고운 옷 입이쁘게 치장한 후 이도령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춘향이 인척 그네를 타게 했다.


향단은 속치마가 보일 듯 말 듯 허공을 랐고, 이도 방자 놈을 시켜 춘향이 집을 알아내고 월매를 찾아다.


오랜 관기(妓) 생활로 연애 경험 많은 월매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도령에게 한 술을 먹여 인사불성()으로 , 향단이 대신 춘향이를 들여보내 하룻밤 만리장성을 쌓게 했다.


다음날 눈을 뜬 이도령 깜짝 놀란다.


'.... 당신 누구요?'


어젯밤 함께 있던 어여쁜 여인은 어디 가고, 쭉 찢어진 눈에 늘로 향한 돼지코, 두꺼운 입술을 가진 천하에 둘도 없는 박색()아닌가. 


'이 무슨 기막힌 일이오!'


월매는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며 춘향이를 데려 것을 부탁했지만, 이도령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


사기 당한 것이 괘심하기 했지만, 참 가엽다는 생각이 들어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하룻밤 사랑의 증표향에게 넨다.


이도령 도망치듯 월매집을 빠져나오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못생겨도 어느 정도껏 못생겨야지....'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도령은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떠났고, 춘향은 한루에서 손수건으로 목을 매 죽었다.


춘향은 한 맺힌 처녀 귀신이 되고, 남원땅으로 부임는 사또들은 이 고개를 넘지 못했다.


이도령  소문을 듣고 하여 남원 사또로 려와 춘향의 원혼을 달랜 에야 이 고개를 넘을 수 있었.

그 후 사람들은 이 고개를 박색고개라 부르게 , 춘향이도 박색(薄色)이 아닌 미인(美人)으로 그려지게 되었다.


터널을 빠져나오며 춘향과 이도령의 고장 남원땅으로 접어든다.

춘향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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