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서전을 마치며

2023. 7. 23 (수)

by Branmaker 박중규

2025년 7월 3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아버지의 자서전이 20일이 지난 오늘 2025년 7월 23일자로 최종회를 맞는다.


쉬어가는 코너를 포함해서 142개의 글이 스무날의 시간 속에 빼곡히 채워졌다. 원래는 자서전에 나오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여러 지역을 실제 탐방도 해보고 관련 사진이나 자료 등을 보강해서 준비한다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소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반 여건이나 사정도 여의치 않거니와 자칫 그러한 준비 과정에서 원고의 본질적 흐름을 해치거나 왜곡할 수도 있기에 오탈자 정도만 간단히 수정하는 선에서 연재를 하기로 하였다.


일제 강점기 시절,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그 험난한 시절을 오롯이 몸으로 체험하면서 고생하신 아버지의 노고,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주신 강단 있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존경을 보내드린다. 그리고 당신 스스로도 자책하고 있는 실수나 과오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주어진 삶에서는 그래도 최선을 다하셨으리라 믿는다.


정규 교육의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아 어린 시절부터 논과 밭을 일구어야 했던 청소년기, 일본 군대에 훈련병으로 끌려가 배를 주리며 받던 비참한 훈련 생활, 동료의 죽음과 일본 훈교자에 대한 분노의 폭행, 부대 탈영과 친척 대신 끌려갔던 일본 탄광에서의 징용, 탄광에서의 탈출과 노동자 생활, 그리고 온천에서 운명처럼 만난 미에고. 일본의 패망 그리고 귀국 후 포목장사를 비롯한 다수 공사를 한 나날들, 6.25 전쟁의 비극과 전후 복구를 위시한 수많은 공사에의 참여, 과수원 운영 등을 포함한 파란만장의 중장년기와 노년기를 보내신 아버지이시다.


살아오신 길을 되짚어보면 그 고생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내 기억으로는 고집이 센 편이기는 하셨으나 강단이 있었고, 강자에게는 더욱 더 강하셨으며, 가족들과의 크고 작은 불화 속에서도 친인척들에게는 매우 깊은 신뢰를 받으신 분이다. 집안에 큰 행사가 있으면 친인척분들은 항상 우리 집에 모여서 며칠씩 숙식을 하였고, 어머님과 형수님 등도 별 불만없이 그들을 정중히 대접하였으니, 이 모든 것은 아버지의 인품 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원래 계획보다 훨씬 짧은 20여 일 만에 "아버지의 자서전"을 끝내고 나니, 막상 당분간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브런치 스토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나의 글을 쓸 수도 있고, 아니면 접을 수도 있다.


어쨌든, 힘겹게 한평생을 살아오신 아버지께서 자신의 치부를 포함한 기억나는 일 거의 대부분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전달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조만간 유해를 뿌린 정동진을 한 번 찾아가 볼 예정이다. 그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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