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의 일본 여인 미에고 10

by Branmaker 박중규

추억 10


삼월 어느 날 오전 열 시경에 높은 하늘에는 무엇이 빤짝빤짝 금빛을 뿌리며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이상한 물체가 나타났다고 옥신각신 말들이 많았다. 그 물체가 워낙 작다가 보니 그 반짝이는 물체가 무언가를 알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온 시민들이 그 물체를 쳐다보았지만 그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뒤 한 삼 일 후 이번에는 그 보다가 훨씬 더 큰 물체가 나타났다. 그날은 육안으로도 능히 볼 수 있는 물체이다. 그것은 비행기였다. 그 비행기가 어제도 빛을 내며 날아갔던 것이다. 왈 그것을 정찰비행기라고 한다.


그런 뒤 또 며칠이 지난 후 그 비행기는 폭탄을 싣고 들어왔다. 그리고 그 폭탄을 가노야 비행장에 투하했다. 중일전쟁, 대동아전쟁을 시작한 지는 꽤나 오래되었지만, 외국 비행기가 일본땅에 들어온 것은 처음으로 구경한다. 그것은 일본놈들의 기운이 그만큼 쇠잔해 있다는 적신호라고도 할 수 있다.


그로부터 미국 비행기는 매일같이 들어와서 폭탄을 투하했다. 그래서 비행장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집안에 서 있기가 두려워서 모두 우리가 파놓은 땅굴 속에 들어가서 피신을 하곤 하였다.


그러므로 낮에는 굴속에서 살고 밤이 되면 각자가 자기네 집으로 돌아가서 나날을 보내야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 하루는 미국 비행기가 전연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햇빛을 받으려고 외출을 하여 폭탄 떨어진 자리를 구경도 하고 혹 사람들은 한방 술집으로 찾아가서 술을 마시기까지 하였다.


그날 정오쯤 되어 전라북도 김제군 용전면 예촌리에 사는 노영진씨가 술에 만취되어 비행장 부근에 가서 작은 소이탄 하나를 주워왔다. 노영진 그는 그 소이탄이 불발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왜놈들 말 그대로 미국은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 폭탄 속에 모래와 흙을 넣어 만들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그 소이탄을 주워가지고 와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굴 입구로 가지고 왔다.


비행기가 일본땅에 들어와서 폭격을 하는데도 일본놈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승리는 저들 것이며, 미국은 물자가 모자라서 폭탄 속에 모래를 넣었다고 입버릇처럼 지껄였다.


그러므로 노영진은 그 말을 백 퍼센트 믿고 그 폭탄을 주워 온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한 노영진은 그 소이탄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던졌다. 그 속에 모래가 들어있으니까 터질리는 없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던져본 것이다. 그런데, 그 폭탄은 사실 그대로 터지지를 않았다. 그래서 노영진은 그 폭탄이 가짜라는 것을 아주 믿고 또 다른 곳에 가서 또 한 번 던져보았다. 그래도 그 폭탄은 터지지를 않았다.


그래서 그는 내가 누워있는 굴 입구로 가지고 왔다. 나는 그때 굴문 앞에 누워있었다. 나는 노영진씨를 보고 위험하다고 멀리 가져다가 버리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노영진은 그 폭탄을 내 앞에 던졌다.


그러자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내 눈앞은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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