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두려움에 대하여

by 김자주

친한 지인의 딸이 죽었다.

2년 5일을 살다가 하늘 나라로 떠났다.

생일이 지난지 겨우 5일.

아기는 나면서부터 아팠다.

여러번 수술을 했다. 그 아픈 시간을 잘도 견뎠던 착한 아기.

나도 한번 만나서 안아봤던 아이였다.

소식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소식을 듣자마자 부모의 가슴이 전달됐다.

나는 살 수 있을까?

나는 버텨낼 수 있을까?

장례식장은 많이 가봤지만 죽은 자식의 장례식장은 가보진 못했다.

분위기는 익히 들었다. 너무 고통스러운 현장이라고.

빈소도 마련하지 않고 입관예배만 진행한다고 한다.

하루 종일 멍하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돌아본다.

그들 부모의 심정이 전달이 되면서 눈물이 자꾸 난다.

그들도 나도 40대.

잊고 살았던 압박감이 몰려온다.

그랬구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사랑하는 처자식을 키워간다는 압박감.

사랑하는 내 가족이 사라질까봐 두려움 속에 매 순간 살아가나보다.

그래, 밥먹을 때 딸에게 얼마전에도 가르쳐줬지.

"칼은 무서운거야~ 알겠지?"

못알아듣는 딸을 위해 칼을 보여주며 몸을 부들부들 떨며 두려움을 표현해주었다.

내 딸은 까르르 웃으며 내 행동을 따라한다.

"새나야. 화났을 때는 아빠처럼 이렇게 하는거야. 씨익씨익 흐응흐응!"

화났을 때 아빠처럼 참고 당하고 살지 말라고, 화났을 때 대응법도 알려준다.

역시나...까르르 웃으며 흉내낸다. 히잉 히잉 하면서.

내 가슴 속 깊은 한켠에 안그런척 하면서 담아두었던 두려움들.

상처라도 나면 어쩌지?

집에 누가 침범하면 어쩌지?

내 딸을 누가 괴롭히면 어쩌지?

부모님은 어쩌지?

내년 전세 계약 만료되면 이제 어쩌지?

뭐하지?

이 직장 아니면 이제 뭐하지?

온통 두려움 뿐이다.

걱정과 근심과 두려움으로 하루를 산다.

세상은 차갑다.

돈 이야기. 온통 돈 이야기.

재개발에 환장한 아파트 소유주들.

나도 그들 중 하나다.

요녀석만 성사되면 끝나는 인생.

그걸 꿈꾸는 그 근본에도 역시 두려움. 결국 다 두려움이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들추어내는 시간.

멀쩡한줄, 괜찮은줄, 잘하고 있는줄,

착각하고 살아가는 나에게 스스로 말을 건다.

"두려워하지 마"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는다.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는다.

현실은 그대로 현실.

나는 그대로 나.

다만, 나를 안아주는 또다른 내가 이제서야 보일 뿐이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부모에게 어줍잖은 위로의 말은 무의미하다.

하루속히 아프고 찢어진 마음이 회복되길.

그리고,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나와같은 버거운 인생들.

마흔 언저리의 버거운 인생들.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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