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한 평일 미사

9. 함께 미사 참례하기

by 행복한 홈스쿨링

사순의 깊은 침묵이 흐르는 평일 오후, 아들과 나란히 성당 의자에 앉았습니다. 공교육의 울타리에 들어선 중등 시절 이후, 아이는 줄곧 학업이라는 치열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분주한 시간 속에서 우리 모자에게 성당은 가끔 숨을 고르러 들르는 주말의 안식처 정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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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미사 참례는 정말이지 오랜만입니다. 문득 열두 살, 조금은 늦은 나이에 첫영성체를 준비하며 약 5개월 남짓 매일같이 미사를 드렸던 아이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그때는 제가 아이의 손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제 곁에 듬직한 청년이 되어 정좌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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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를 앞둔 휴학 기간이 아니었다면 감히 꿈꾸지 못했을 평일의 한 부분이 제게는 특별한 선물처럼 다가옵니다. 며칠 전, 조심스레 "엄마랑 미사 한번 같이 갈까?" 하고 건넸던 제안에 아이는 군더더기 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지요. 오랜만이라 조금은 어색할 법도 한데 성전에 흐르는 낮은 기도 소리에 아이의 모습이 무척이나 평온해 보여 마음이 놓였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아이가 툭 던지듯 한마디를 보탭니다. 입대 후, 자대 배치를 받고 나서도 주말이면 미사에 가고 싶다고요. 그 담담한 말 한마디가 제 가슴에는 꽤 묵직하게 남았습니다. 낯선 환경에서의 군 복무가 결코 녹록지 않겠지만 고단한 시간 속에서 신앙이라는 작은 버팀목에 스스로 기댈 줄 안다면 엄마로서 더 바랄 게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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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결국 스스로 찾아가는 길이지요. 아이가 그 길의 입구에서 잠시 멈춰 서서 평안을 얻으려는 모습에 비로소 마음 한구석의 걱정이 조용히 내려앉습니다. 흔들리는 시간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줄 보이지 않는 힘. 오늘 우리 모자가 나란히 드린 기도가 아이의 가슴 속에 작은 씨앗으로 남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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