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거리가 많이 떨어지게 되다.
멀어지다
동사
1. 거리가 많이 떨어지게 되다.
2. 어떤 기준점에 모자라게 되다.
3. 서로의 사이가 다정하거나 가깝지 않고 서먹서먹하게 되다.
경유지 싱가폴 창이공항에는 다른 언어, 다른 옷차림, 다른 냄새, 그리고 전혀 다른 내가 있었다. 이제야 내가 있던 곳에서 많이 멀어졌음을 온몸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이질감은 언제나 불편하다. 적당한 긴장이 건강에도 유익하다지만 사람이란 으레, 아니 나 같은 게으른 사람이라면 더욱더 편안하고 익숙한 것을 찾을 수밖에.
금요일 저녁 화려한 홍대 근처에서 약속이 있던 날, 나 혼자 넥타이에 정장 차림임을 알아채고 당황했던 기억, 토요일 아침 1호선 안에서 혼자 등산복 차림이 아닌 것을 느꼈을 때와 같이 다수와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창이공항에서도 체험한다.
하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해방감. 누구도 나를 알지 못한다는 익명성과 새로운 것들과의 조우로 솟구치는 기대감. 이런 이중적인 감정이야말로 홍대나 1호선에서 느끼지 못한 여행자만의 낯섦이 아닐까. 소속되지 못함에 대한 불안, 다수가 아닌 것에 대한 공포는 여행의 첫 번째 고난이자 최초의 희열인 것이다.
난 지금 멀어졌다.
-멀어지다: 찾고자 하는 것에 조금 더 가까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