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는 매일 새로운 일들이 생긴다. 일만 보면 크게 어려울 게 없을 것 같고 유형도 비슷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문제 되지 않을 만한 것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사가 변경되었을 때 적응하기는 어렵다. 한 달 전에 임미령 과장이 오고, 일주일 전에 조영식 기관장이 발령이 났다. 직원들은 그래로 인데 상사가 바뀌면서 업무보고와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가치관과 성격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상사의 코드에 맞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윗사람이 이해가 안 되면 직원의 설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상사의 설명에 직원이 이해가 안 되면 직원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참 이상한 논리이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임미령 과장은 본인의 취향에 맞게 전 직원의 자리 배치를 요구했고, 며칠 지나자 메일로 이전주까지 이동하라고 배치도까지 그려서 뿌렸다. 약자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안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바꾸는 이유가 과장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뤄진다는 것이 화가 난다. 조용한 사무실이 컴퓨터와 집기들을 옮기느라 시끄러워졌다. 거의 하루에 걸쳐 대이동이 이루어졌다. 몇 명이 제안을 했지만 제안할수록 임 과장은 더 강하게 주장했다.
한주희는 본인이 몸이 안 좋다는 것을 빌미로 본인 일을 자꾸 김도연에게 넘기려고만 했다. 과장은 축사 쓰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며 고생한다고 말을 하고, 일이 많지도 않은데 그것마저도 넘기려는 것에 김도연은 화가 났다. 김도연 자리에 와서 축사 쓰기 싫다고 계속 투덜대는데 도연은 무시하고 일을 계속했다.
이사는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힘든 것 같다. 김도연 팀장은 계속되는 전화와 요청 자료의 설명등으로 잠시도 쉴틈이 없다. 새로운 자료가 확인할 것이 많아 정민구에게 자료 작성을 요청했고, 혼자 하기 어려워 강미영과 박지수가 함께 자료를 정리하도록 했다. 퇴근시간이 임박하여 정민구의 자료를 검토하고 과장에게 가져갔다. 임 과장은 비슷한 용어의 차이에 대해서 질문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찾으면 본인도 알 수 있는 것을 꼭 물어봐야 할까? 핵심의 요지보다 본인의 호기심 충족에 더 관심이 있게 보인다. 그러더니 갑자기 파견 사원인 정민구에게 가서 본인이 작성했냐고 대뜸 묻더니 앞으로 작성한 사람이 보고 하라고 큰 소리로 지시한다.
김도연은 한 달간 계속 참아왔다. 하지만 계속되는 이런 일들에 대해 상황 설명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과장자리로 갔다. 제가 파견사원인 정민구에게 자료 작성 방법을 얘기했고 나머지 2명과 나누어 전화 확인은 요청했지만, 중요한 건이라 제가 과장님께 보고한 것이라고 했다. 과장은 왜 김도연팀장도 같이 안 했냐고 묻길래 다른 급한 건들이 많아 우선적으로 처리하느라 못했다고 했다. 제가 놀면서 직원만 시키는 것이 아닌 것을 모르는지에 대해 말했다.
김도연 팀장은 한주희 팀장의 업무에 대한 것과 그동안 쌓였던 것들을 다 이야기했다.
작년 이맘때 김도연 팀장은 급성 패혈성 쇼크로 중환자실에 입원도 했었고, 그로 인해 몸도 간, 장기 등이 많이 손상된 상태이다. 상사에게 가능한 아파서 일이 어렵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임 과장의 계속해서 업무를 김도연 팀장에게 넘기고, 사사건건 문제를 삼으니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몇 시간을 이야기했다. 임 과장은 본인이 의도한 것은 아니라며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려고 했을 뿐이란다. 앞으로 서로 이야기하며 일을 하자고 하며 마무리되었다.
다음날 김도연은 금요일 오전에도 이것저것 일처리와 계속되는 전화로 정신없이 일하고 오후에는 병원 진료를 위해 휴가를 내고 병원을 갔다. 혈액 검사가 있어서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차로 한 시간가량을 가서 병원에 도착했다. 도착했지만 점심시간이라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업무와 연관된 전화가 왔고 처리를 해야 했다. 정민구와 강미영에게 작성 방법을 알려줬다.
그들이 작성한 뒤 문자가 와서 수정사항을 전화로 하였지만 둘 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로 기관장실에 있다고 왔다. 나에게 검토를 해달라고서는 바로 전화를 했는데 어떻게 기관장실에 있을까?
나는 허수아비인가? 문자에는 검토해주면 과장에게 보고를 한다고 하고 바로 전화를 했는데 기관장실이라니, 그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 거짓말하는 것에 더 화가 났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난 뒤 검토 완료된 것이라며 문자가 왔다. 몇 달 전에도 강미영이 보고를 뛰어넘는 것에 명확히 했는데도 또 이렇게 건너뛰고, 거짓말하는 것에 화가 났다.
김도연은 이러는 와중에 피검사를 받았고, 결과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건강 상태가 아직 좋지 않아 다시 올 날짜를 예약하고 진료비 납부와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았다.
집으로 오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무엇이 문제인고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집에 도착하니 거의 6시가 되었다. 집에 있기에는 가슴이 너무 답답했다. 아파트에 있는 골프 연습장에 가서 유튜브를 들으며 공을 쳤다. 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많은 생각을 했지만 답이 잘 안 나왔다. 잠시 후 목욕탕으로 가서 멍하니 앉아서 생각했다. 스포츠 센터를 나와서 자연스럽게 커뮤니센터 내에 있는 도서관을 갔다. 책에서 도움을 얻고 싶었다. 책 4권을 빌려 도서관을 나왔다. 4월 말인데도 바람이 찼다. 잠바의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왔다.
오면서도 생각을 했지만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8시 반쯤 되었다.
밥을 먹고 난 후 방법이 생각났다.
직원들에게 과장까지 보고하고 나에게 결과를 공유하라고 했다. 그러면 나와 과장과 부딪치는 것도 적어지고, 나는 그동안에 다른 일을 더 할 수 있게 된다. 기관장과 대외적인 것은 내가 총체적으로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기존에 작은 것까지 다 붙잡고 하다가 어느 정도 직원들에게 더 재량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좀 더 큰 산을 보며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럴 때는 직원에게 규칙을 정해줘야 한다. 보고 전과 후의 공유, 전체적인 다른 일들과의 연계성도 고려하게 되면 나도 약간은 여유도 생길 것이다.
업무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해보면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 가야 할 것 같다.
하루하루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