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싫은데 꿀은 빨고 싶다

누군가 일을 안 하면 다른 누가 해야 한다

by 다온

늘 불만만 많은 한주희 팀장은 2주 전에 병가를 들어갔다. 출근할 때도 빈번한 병가와 외출을 하면서도 그녀는 무슨 빽이 있는지 당당하고, 본인은 일 때문에 힘들다며 늘 투덜댄다. 좋은 일도 여러 번 들으면 듣기 싫은데 계속되는 투덜거리는 불평을 듣는 것은 싸우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



임미령 과장에게 한팀장이 어떻게 했는지 임 과장은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김도연 팀장은 이런 것이 더 이해가 안 된다. 몸이 약하다는 전제하에 이해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팀장 일이 어렵다고 생각하는지를 말이다.



한팀장이 병가를 들어가자마자 임 과장은 한팀장의 일을 그대로 김도연 팀장에게 배당을 했다. 아무리 과장이어도 부탁도 아니고 내부 메일로 업무지시를 한다. 최소 대면으로 양해정도는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직장에서 상하가 있지만 상사와 직원도 동등한 인격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상사라도 직원에게 기본 직장 매너는 있어야 한다. 상사의 한 마디에 직원이 받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크다. 모든 사람은 상식적으로 서로를 대해야 한다. 상사와 직원은 부서 내에서는 상사와 부하의 관계이지만, 퇴근하거나 부서가 바뀌면 남남이 된다. 언제든 서로의 입장은 바뀔 수 있다. 영원한 상사도 영원한 부하도 없는 것이다.



김도연은 상사인 임 과장의 지시에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른 직원들 앞에서 임 과장과 업무로 실랑이 하고 싶지 않다. 더 많은 일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무례하게 지시하는 상사와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다.



이럴 때 다른 사람들은 어느 방법을 택할까? 아마도 김도연 팀장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다수이겠지라고 생각하고 싶다.



김도연 팀장은 내부 업무도 많고 출장도 많지만, 과장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아무 말도 없이....


김도연 팀장은 한주희 팀장이 이전에 보고 했던 형식으로 보도자료와 축사를 작성해서 임 과장에게 메일로 보냈다. 보도자료와 축사는 다른 업무와 달리 사람 성향에 따라 편차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한주희 팀장이 작성하던 틀을 사용했건만 임 과장은 틀이 왜 이러냐며 빈정거린다. 김 팀장은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김팀장은 속으로 기존에 본인이 컴펌한 양식을 새삼스럽게 바꾸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유는 임미령은 과장이고, 김도연은 팀장이기 때문이다. 임 과장은 본인이 하고 싶은 모든 말을 하고 김 팀장은 임 과장이 원하는 데로 할 수밖에 없는 을이다.


상사가 직원이 누구냐에 따라 업무지시 방법이 다른 것은 화가 나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좋게 생각하면 단련시키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송팀장이 병가를 들어가고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꿀은 빨고 싶어한다. 조직에서 관리자가 이에 대한 가르마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직원들은 많은 생각을 해야하며 갈등을 느끼게 된다.




김팀장은 송팀장의 일이 큰 몫을 차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고 싶다. 그래서 더 조용히 일을 했다.


다음날도 김팀장은 한시간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다. 남들 오기전에 일을 할때 집중력이 올라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오전 10시간이 지났는데 정민구 파견 사원이 출근을 하지 않은 것 같아 강미영 직원에게 정민구 직원이 왜 안오는지를 물었다. 본사에 간다고 했고, 오후에도 김팀장이 재차 물었다. 정민구 직원이 언제 오는지를.... 강미영 직원은 얼버무리며 오후에 올거라고 말했다.



같이 일하는 직원이 아무 이야기도 없이 임의대로 출장을 가는 것이 맞는 걸까?


오후 4시쯤 되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정민구 파견 사원은 본인 자리에 앉았다. 늦게 오면 살짝이라도 왜 늦었는지 아니면 최소 간단히 눈 인사라도 하는게 맞지 않을까?



김도연 팀장이 정민구 파견 사원이게 회의를 요청했다. 회의에 앞서 김 팀장은 정 파견 사원에게 출장 갈때는 최소 이야기를 하는게 맞지 않냐고 물으니 임과장에게 말했기 때문에 본인은 당당하다는 듯이 말을 흐린다.


김도연 팀장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파견 직원이 그 정도는 공유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같이 일은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최소한의 감정만 움직여야겠다.



세월이 아무리 흘렀다 치더라도 직장 내에서 상사든 직원이든 기본 예의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조직생활은 왜 이렇게 감정을 소비해야만 할까?



서로가 기본적인 매너만 지키면 스트레스.없이 일할수 있을텐데 말이다.



이렇게 오늘도 속상하지만 특별한 방법이 없다. 이런 일이 없으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