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
TV에서는 소통에 관한 주제로 아버지와의 많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추억을 공유하며 자기고백을 하는 강연자가 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를 몰랐고 그저 여기저기 나와 아는 사람만 아는 공감대로 이야기를 푸는 사람인 줄 알았다. 나는 숟가락도 내려놓고 팔짱을 끼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자각하지 못했다.
그는 어렸을 적 과묵한 아버지와 소통을 할 기회가 없었고 말을 많이 들을 수 있는 경우는 술을 먹고 집에 들어와 어머니와 싸우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후에 청각장애를 얻으셨고 대화는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그가 아버지의 달라진 모습을 느낀 순간은 한 번도 집을 나가는 자신을 배웅해주는 아버지를 안은 순간이었다. 말을 못하시는 아버지지만 부자의 가슴이 맞닿은 순간 아버지는 얼어붙으셨지만 아들은 아버지의 감정을 스캔했다. 그리고 어색한 아버지와의 벽을 약간은 허물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이유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됐을 때 비로소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그랬다. 나와 아버지는 같은 화면을 보고 있었다. 나는 육체적으로 피곤해 눈물을 쏟을 힘이 없었기에 눈물이 안 나왔던것인지 안구에 습기가 가득했지만 끝내 흐르진 않았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를 생각하셨을까. 눈을 훔치듯 닦은 아버지의 소매는 눈물을 적당히 닦아 색이 진해져 있었다. 그리고는 들키고 싶지 않으셨는지 의미없는 핸드폰 화면의 스크롤만 내리고 계셨다. 나는 사랑의 표현에 너무 서툰 나머지 아빠 옆에 누워있는 강아지만을 안아주고 이뻐해줄 수 있었다. 사실은 아빠를 향한 것이었는데.
도대체 나는 왜 그 때 부모라는 은인한테 자존심을 세우고 그를 미워했을까. 모든 것들이 되돌릴 수 없게 후회되지만서도 돌아갈 수 없게 행복해진 지금, 우리는 누구한테 미안하고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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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되지 못한 아버지,
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 글에서 '그 강연자'= #김창옥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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