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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AI를 외면해도, AI는 당신을 외면하지 않는다

일리야 수츠케버의 마지막 메시지

그가 마이크 앞에 섰을 때, 강당은 조용해졌다. OpenAI의 공동 창립자이자 Chat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리야 수츠케버. 회사를 떠난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나타난 그의 얼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토론토 대학교. 그의 모교이자, 제프리 힌튼과 함께 딥러닝 혁명을 시작했던 바로 그 곳. 거의 20년 전, 그는 이 강당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 그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다시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이번 연설은 일반적인 축사가 아닙니다"


수츠케버의 첫 마디는 단호했다. 그는 평범한 졸업 축사를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지금은 "역사상 가장 이례적인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는 바로 AI 때문입니다."


강당 안 수백 명의 학생들이 숨을 죽였다. ChatGPT를 만든 사람이 AI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할까?


뇌는 생물학적 컴퓨터다


수츠케버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AI가 이미 학생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고. 예전에는 정보를 찾는 것이 학습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편집하고 개선하며 최종 결과물을 지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하지만 진짜 변화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목소리에 확신이 실렸다.


"AI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대체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일부만이 아니라 모든 일을요."


강당이 더욱 조용해졌다. 그는 계속했다.


"우리 모두에게는 뇌가 있고, 그 뇌는 생물학적 컴퓨터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컴퓨터가 똑같이 못할 이유가 대체 무엇입니까?"


단 한 문장으로 그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도래의 필연성을 설명했다. 청중들은 이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논리에 숨이 막혔다.


당신이 AI를 외면해도, AI는 당신을 외면하지 않는다


수츠케버는 잠시 침묵했다가 옛 격언을 인용했다.


"'당신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더라도 정치는 당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이 말은 AI에 수십수백배 더 강력히 적용됩니다."


그의 말에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정치는 인간이 만든 제도지만, AI는 인간의 인지 능력 자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가 사회 구조를 바꾼다면, AI는 인간 존재의 정의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좋든 싫든 여러분의 삶은 AI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음 수를 두어라


그는 졸업생들에게 하나의 마음가짐을 제안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거를 후회하지 않으며 상황을 개선하려 노력하는 태도."


이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고 했다. 과거의 실수나 불운을 탓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라는 것이었다.


"상황은 이미 벌어졌어. 그렇다면 이제 다음 최선의 한수는 무엇인가?"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


수츠케버의 목소리에 흥분이 섞였다. 그는 AGI가 도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설명했다.


"진보의 속도는 정말 극단으로 치닫게 됩니다. 너무나 극단적입니다. 너무나 상상하기조차 과중합니다."


AI가 R&D를 하고, AI 연구를 하고, 경제를 성장시킨다면? 발전의 속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완전히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저는 지금 여러분을 AI가 곧 만들어낼 극단적이고도 급진적인 SF적 정신 세계로 끌어당기는 중입니다."


가장 위대한 도전, 가장 위대한 보상


연설의 막바지, 수츠케버의 목소리는 더욱 진지해졌다.


"AI가 제기하는 도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전입니다. 그리고 그 도전을 극복하는 일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상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구체적인 조언을 했다.


"그저 AI를 사용하고 오늘날 최고 수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지켜보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직관력을 얻게 됩니다."


이론적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 체험하고 관찰해야 한다. 그래야 다가올 변화를 준비할 수 있다.


마지막 메시지


수츠케버는 연설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그 변화를 바라보시고 주목하고 다가올 문제들을 해결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격상됩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강당 안 많은 사람들의 표정은 복잡했다. ChatGPT의 아버지가 던진 메시지는 희망적이면서도 두려웠다.


OpenAI를 떠난 후 첫 공개 연설에서, 그는 인류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AI를 외면할 자유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변화에 대응할 것인가?


그의 메시지는 단순한 기술 예측을 넘어선, 인류의 미래에 대한 깊은 성찰이었다. 토론토 대학교 강당을 나서는 졸업생들의 발걸음에는 평소와 다른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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