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야기: 한 대의 차가 세상을 바꾸는 법

어느 투자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지난주 목요일 오후, 평소처럼 '밥보다 투자' 방송을 들으며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날의 주제는 테슬라였다. 사실 테슬라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수없이 들어왔다. 전기차, 일론 머스크, 자율주행... 이제는 좀 식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날 도현수 PB가 던진 한 마디가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테라는 전기차 회사가 아닙니다. 네트워크 회사입니다."


교수님의 변화


방송에서 들려준 실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교수님이 있었는데, 원래 서울에서 부산을 오갈 때는 항상 KTX를 이용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테슬라 모델 3를 구입한 후로는 기차 대신 차를 타고 다니신다는 것이다.


왜일까?


오토파일럿을 켜고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200-300km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료비는 기존 차량의 5분의 1 수준이다. 무엇보다 도착할 때까지 지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리고 그 교수님께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다시 내연기관 차로 돌아갈 수 있으세요?"


대답은 단호했다. "절대 안 됩니다."


800만 대가 만드는 마법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에는 약 800만 대의 테슬라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차들이 단순히 사람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옮기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800만 대는 모두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차가 실시간으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중앙 AI 서버로 전송한다. 만약 그중 한 대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그 상황을 AI가 학습한 후, 밤사이 전 세계 모든 테슬라에 업데이트를 보낸다. 마치 우리가 잠든 사이 스마트폰이 업데이트되는 것처럼. 그래서 테슬라 차주들은 연간 140-150회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는다. 갤럭시나 아이폰의 5-6배다.


어떤 차주는 이렇게 말했다. "2017년에 산 차든, 2023년에 산 차든, 계속 신차를 타는 느낌이에요."


일론 머스크라는 수수께끼


일론 머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는 분명 천재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극도로 짧은 마감 기한을 준다. "일주일 걸릴 일을 하루 만에 해라." 그리고 이유보다는 결과로 말하라고 한다.


2008년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동시에 위기에 빠졌을 때, 그는 그전에 창업했던 집토와 페이팔을 팔아서 번 돈 2-3천억을 모두 투입했다. 1% 가능성에도 올인하는 성격이다.


최근에는 평단 390달러에 1.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신의 회사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쟁자는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이 BYD를 테슬라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BYD는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BYD는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다. 테슬라는 스마트카를 만드는 회사다.


BYD가 2천만원에서 4천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괜찮은 전기차를 만든다면, 테슬라는 그 차에 두뇌를 심는다. 그 두뇌가 바로 FSD(Full Self Driving)다.


올해 초 출시된 FSD 버전 13을 두고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은 끝났다"고 평가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하는 800km를 160번 반복했을 때 딱 한 번 핸들을 잡으면 된다는 수준이다.


없던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얼마 전 텍사스 오스틴에서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작됐다. 무감독 완전자율주행 택시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택시 말이다.


구글의 웨이모가 수년간 쌓아온 서비스 지역을 테슬라는 단 두 달 만에 따라잡았다. 그리고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에 없던 시장이다. 0에서 1을 만드는 일이다.


투자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경우다.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예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은 그 규모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노키아의 CEO는 "우리는 핸드폰을 만드는 회사고, 애플은 컴퓨터 회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3년 후 노키아는 무너졌고,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됐다.


에너지 혁명의 시작


테슬라의 진짜 비전은 자동차를 넘어선다. 일론 머스크의 궁극적 목표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에 파워월이라는 가정용 배터리가 100만 개 설치되어 있다. 이것들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룬다.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배터리에 저장하고, 필요한 곳에 보내는 가상 발전소가 된다.


내가 에너지를 남기면 이웃에게 팔 수 있고, 부족하면 살 수 있다. 마치 개인이 개인에게 물건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처럼, 에너지도 P2P로 거래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


테슬라가 그리는 미래 생태계는 이렇다.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만들고, 배터리에 저장한다. 그 에너지로 집을 운영하고, 전기차를 충전한다. 전기차는 때로는 개인이 타고, 때로는 로보택시가 되어 다른 사람을 태운다. 화물은 테슬라 세미트럭이 운송한다.


다른 브랜드 차들도 테슬라 충전소에서 충전한다. 모든 주행 데이터는 AI가 학습해서 더 나은 자율주행 기술을 만들고, 그 기술은 옵티머스 로봇에도 적용된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네트워크의 힘이다.


투자자의 고민


그렇다면 테슬라에 투자해야 할까?


현재 주가 440달러는 이런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가격이다. 하지만 만약 이 모든 비전이 현실이 된다면? 애플이 아이폰으로, 아마존이 AWS로 그랬듯이, 테슬라도 완전히 다른 차원의 기업이 될 수 있다.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규제 변화도 변수다. 무엇보다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 자체가 예측 불가능하다.


하지만 방송에서 전문가가 한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위험하지만, 누군가는 가야 합니다. 그리고 플랫폼 시장은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추석 연휴의 생각


추석 연휴를 며칠 앞둔 지금, 통계적으로 보면 연휴 전에는 주가가 빠지고 연휴 후에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단기적 움직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 관점이다.


테슬라는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대의 차가 다른 모든 차와 연결되고, 그 차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지능을 만들어낸다. 그 지능이 우리의 이동을 바꾸고, 에너지 사용을 바꾸고, 결국 삶의 방식을 바꾼다.


물론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이 꿈꾸는 미래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오늘도 도로에서 테슬라 한 대를 보았다. 그 차 안에 앉은 사람은 아마 모를 것이다. 자신이 지금 미래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모든 투자 결정은 개인의 책임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및 개인적 견해 표현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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