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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몬 Jun 09. 2021

모르면 당하는 골목 상권의 비밀

<북리뷰3> 골목의 전쟁,김영준

작가 김영준은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시장,

골목상권, 기업 변화에 관한 글을 꾸준히 쓰는 블로거이다. 이 책에 이어 2020년에 <멀티 펙터>를 발간했고, 언론 칼럼도 연재하고 있다.


<골목의 전쟁>은 자영업과 소비, 그리고 그것이 이뤄지는 골목이란 공간에서 골목 상권이 어떤 흐름으로 변화하고, 어떤 메커니즘으로 자영업이 생기고 망하며, 왜 그 가격이 되는지를 설명한다.  작가는 자영업을 결국 일자리 문제라고 본다. <골목의 전쟁>은 자영업의 변화 사이클과 그 메커니즘 이면의 숨겨진 작동원리를  파헤쳤다. 사업 기회로 포장된 숨은 위기, 싸구려 성공 스토리, 사악한 프랜차이즈, '어쩌다 자영업자'들의 실패, 왜 그런 가격이 되는지 등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소비자, 생산자, 판매자, 유통업자, 임대인이 시장의 진실을 알고 신뢰를 회복하여 서로가 자신의 몫을 지킬 수 있길 기대한다.



   

    파트 1,2,3은 자영업을 하려는 사람들과 소비자들에게 골목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진실을 설명한다. 그 진실의 대부분은 시장에 숨어 있는 편견과 리스크이다. 인기 있는 유행 아이템을 창업하면 돈을 번다? 장사 좀 몰라도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되면 성공한다? 나는 직장에서 잘 나갔는데 창업하면 평균치는 할 수 있다?


' 대만 카스텔라'는 2016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브랜드가 급격히 증가하여 16개가 되었다. 그중 12개 업체가 2016년 하반기에 등장했다. 어떤 업체는 그 해 신규 창업 점포수가 83 개에 달했다. 정상적인 확장 속도라고 할 수 있을까.... 중략.... 가맹점이 단 기간에 급증하면 점포 당 수익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대만 카스텔라의 최대 유행 기간은 7개월이었다. 만약 창업 시점이 아이템 유행의 고점 단계를 지났다면 수익은 빠르게 쪼그라들며 사업도 가라앉고, 운이 나쁘면 인테리어와 시설 투자비를 제하면 적자일 수도 있다. 이것이 유행 창업이 대부분 실패로 끝나는 이유다.(P.18~19)


2016년에 막을 내린 카페 전쟁은 가맹점 확장의 무리한 외형 성장의 끝을 보여준다.

스타벅스는 1999년에 이대 앞에 1호점을 낸 후 800개 점포가 될 때까지 16년이 걸렸다. 카페베네는 2008년 24개로 출발하여 4년 만인 2012년 가맹점 800개, 5년 만인 2013년 가맹점 1,000개를 열고, 글로벌 10,000개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개인 가맹점이 급속히 늘면서 점주와 직원 교육도 부실해지고 맛의 편차도 커단 소비자 불만이 쏟아졌다. 결국 외형 성장에 목을 메어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과 안정적인 품질 유지'도 실패하고 카페베네의 성공 신화는 막을 내린다.   

 작가는, 수많은 성공 스토리도 왜곡, 과장과 윤색이 많아 노~오력 해서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그냥 믿으면 현상을 잘못 파악하게 되므로 성공스토리는 믿지 말고 비판적으로 보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진짜 성공스토리에는 노~오력 보다는 생각지도 못한 운이나 인맥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노력이 성공의 가장 큰 요소라면, 수많은 자영업자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도 폐업률이 높은 이유를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외 ' 단기 고수익, 대박, 성공, 신화, 젊은 부자'와 같은 말에는 언제나 치명적인 위험이 있어서 운의 변덕과 부딪히는 순간 모든 계획은 끝장이 남을 지적한다. 다만, 개인의 노력과 실력은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성공을 좌우하는 작은 차이는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파트 4는, 소비자와 자영업을 하려는 분들에게 재료비 외에 제조원가에 관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설명을 쉽게 해서 이해된다( 아니 커피 재료비가 400원인데 4,500원을 받아먹다니, 폭리 아니야 등)  

파트 5는, 전통시장을 포함한 자영업자가 대량생산 식품의 자본력은 물론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에 쫓기고 있기에 대량 식품이 할 수 없는 영역에서 강점을 찾아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한다(그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 흔히 자영업자들은 다른 자영업자들과 경쟁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래서 지역 내의 경쟁 강도가 폐업 위험을 결정하는 큰 요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대량생산품도 새로운 경쟁자가 되었다. 가격경쟁력에서는

그들을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중략....... 흔히 자영업자는 자본력에 밀려서 망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지금은 자본력 뿐만 아니라 품질에서도 쫓기고 있다.' (P142)




    파트 6,7은, 연남동, 성수동, 가로수길 등의 골목상권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예로 들며 이면도로와 유동인구를 세밀하게 분석하면서 나에게 맞는 최적의 입지를 찾는 방향을 알려 준다. 입지는 매출을 결정하며 나아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므로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다. 작가는 진입 비용이 많이 드는 비싼 상권보다 핵심 상권과 멀지 않은 대로변이나 상가보다 임대료가 싼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단지를 새로운 상권을 키울 인큐베이터로 주목한다. 특히 개인 임대업자도, 자영업자가 키운 상권의 부가가치를 임대료 올려 다 빨아들이지 말고 자영업의 브랜드를 키워 기업화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공존하는 길임을 설파한다.    


' 최적의 입지는 업종의 특성과 아이디어에 따라 다르다. 먼저 업종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입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성을 모르면 입지 선정부터 실패하게 되고 사업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P.163)


    파트 8,9장은 자영업의 암담한 현실 후에 찾아 올 밝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파트 8에서 작가는 '어쩌다 자영업자'가 빠르게 망하는 이유를 든다. 첫째, 쫓기는 상황에서 창업하는 경우, 유행 아이템에 뛰어드는 경우, 낙관에 빠진 투기성 창업, 마지막으로 나이 들어 창업하는 경우를 거론하며 이런 경우 쉽게 망한다고 경고한다.

자영업은 2008년 이후 하락세가 시작, 2014년 세월호 사태, 2015년 메르스 감염병 유행, 2016년 김영란법 파동, 2017년 최저임금 급격 상승을 거치며 깊은 불황에 빠졌다.

작가는 장기적으로 국내 취업자 중 자영업 비율이 25%, 20%를 거쳐 OECD 평균 15% 수준에 도달하는 과정을 겪으리라 본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임금 노동자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와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속도가 발을 맞춰야 또 다른 예비 창업자가 생기지 않는다며 일자리 증가야말로 자영업 대책의 핵심임을 주장한다. 그래야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에 살아남은 자영업자들의 매출도 오르며 삶도 개선될 거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잘못 알려진 자영업의 폐업률에 관한 해설도 곁들인다. 자영업체 10개 중 5년 이내 8개는 망한다는 폐업률에 관한 언론보도를 보며 사람들은 8개가 쫄딱 망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폐업 사유를 분석해 보면 망했다기보다 일정 기간 사업을 잘하다가도 사업 양도, 사업장 이전, 사업 변경, 휴식 등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2020년 국세통계'에 의하면 2019년 현재 개인사업자 704만 명, 폐업 신고자 92.2만 명, 신규 창업 등록자 131.6만 명이다)  

' 폐업의 사유는 장사가 안되어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들이 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5년 내 폐업률 80%가 무시무시한 숫자로 다가오겠지만, 이렇게 쪼개어볼 경우 생각만큼 무섭지 않은 숫자가 된다 '(P.272)


이 책은 시장 경쟁과 골목의 자영업에 관해 잘 몰랐던 이면의 작동 논리와 자영업이 망하고 흥하는 진짜 이유를 작가 나름의 경제논리, 투자이론, 데이터를 통해 알기 쉽고 리얼하게 설명한다. 무엇보다 대박신화나 유행 창업에 유혹당하기 쉬운 예비 창업자나 나이 들어 창업하려는 분들은 이 책에서 시장 움직임에 숨겨진 냉정한 진실과 리스크를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은 현재 자영업 하는 분들에게 지옥 같은 이 구조조정을 이겨내야만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비관과 희망을 동시에 말한다. 팬데믹 위기에 이 책의 비판적 시각을 통해 사업을 다시 점검하면, 단 한 가지라도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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