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분명히 소희 씨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꿈이 아니에요. 매번 우연히 마주쳤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은 달라요. 소희 씨가 알고 있는 것이 있으면 말해줘요.”
“팀장님은 잠깐 다른 세상에 간 거예요. 저도 팀장님과 비슷한 일을 겪었어요. 그날은 학교를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문이 안 열린다면서 열쇠를 보여 주었어요. 눈이 침침해서 열쇠 구멍을 못 찾겠다면서요. 저는 문에만 열쇠를 꽂아주면 된다는 말에 할머니를 따라갔어요. 3층 빌라였는데 열쇠를 꽂고 나서 기억이 없어요. 눈을 떴을 때는 제 몸이 이상했어요. 갑자기 엠뷸런스가 오고 쓰러진 제가 병원에 실려가고 있었어요. 저는 분명히 여기 있는데 말이죠.”
“소희 씨는 죽었나요?”
진명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 할머니를 따라가서 무슨 일이 생겼는데 그때 누군가가 신고를 해줬어요. 죽은 뒤에 기억은 별로 없지만 그 이후부터는 이상한 것들이 보여요. 사자가 보이기도 하고 꿈속에서 미래가 보이기도 해요. 처음에는 저도 팀장님처럼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런 행동들이 뭔가를 더 꼬이게 했어요. 미래를 바꿀 수는 있지만 그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소희 씨도 순간이동을 해서 모르는 곳으로 가본 적이 있나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해봤어요. 지금도 할 수 있어요.”
진명은 소희의 몸이 빛났던 것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었다. 소희의 팔찌가 지금도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진명은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그럼 어떻게 이동을 한다는 거죠?”
“그건 아주 쉬워요. 한번 영혼이 나간 적이 있어서 믿기만 하면 할 수 있는 거예요. 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중요해요.”
진명은 일어났다.
“지금 해 봐요. 연습해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준비 됐어요. 자 갑니다. ”
진명은 손을 주먹을 쥔 채로 폴짝 뛰었다. 그리고 또 뛰었다,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아무 일도 없는데요. 그때는 쉬웠던 것 같은데.”
소희는 웃으면서
“팀장님은 반드시 할 수 있어요. 혹시 정말 간절한 것이 있나요? 간절한 것이 있으면 돼요.”
진명은 고민을 하다가
“아버지가 언젠가부터 연락이 끊겼어요. 방금 전에 만난 사람이 저희 아버지인데 궁금한 것은 못 물어보고 화만 내고 왔어요. 8살 때부터 아버지를 못 봤어요. 엄마는 아버지가 캐나다에 있다고 했고요. 그런데 연락이 없었어요. 한 번도요. 전화는 할 수 있을 텐데. 사춘기 때라서 많이 원망했던 것 같아요.”
“그럼 캐나다에 계신 건가요? 어머니께는 물어봤어요?”
진명은 한숨을 쉬며
“아니요. 집에서 아버지 이야기하는 게 언제부터인가 좀 불편했어요. 아버지 왜 안 오시냐고 하면 엄마가 아무 말도 안 하셔서요. 아버지가 돈 벌러 캐나다 갔다는 말을 믿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까지 연락이 없어요. 그리고 조금 전에 본 아버지 모습이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어요. 아버지는 살면서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분명히 지옥에 갔을 거예요. 사람들한테 사기를 쳤어요. 그것 때문에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어요. 다들 좋은 분들이었는데.”
진명은 고개를 숙이며 지난날을 생각했다.
소희는
“아버지를 찾아보는 게 어때요? 팀장님의 능력으로 해보는 거예요. 그걸 해보려고 하면 분명히 팀장님의 능력을 조절할 수 있을 거예요. 당장 하라는 건 아니에요. 저는 팀장님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 능력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 거예요. 그런데 아까부터 저 그림들이 좀 무서워요.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아요?”
진명은 그림을 보았다. 여자를 그린 그림들이었다.
“소희 씨가 그렇게 말하니까 저도 좀 무섭긴 하네요. 저도 무서운 이야기에는 겁이 좀 많아서요. 아직 밖이 어두워서 조금 밝아져야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끼익.”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진명과 소희는 놀라며
“뭐지?”
문이 열린 것을 본 소희는
“아무도 없어요. 바람 때문에 열린 것 같아요.”
진명은
“우리는 귀신도 보는 건가요? 갑자기 그게 궁금해서요.”
소희는
“귀신요? 영혼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에요. 보통은 사자가 와서 잘 데리고 가요. 그들의 일은 방해하면 안 돼요.”
진명은
“날이 좀 밝아지는 것 같아요. 이제 산을 내려갑시다.”
진명과 소희는 서둘러 내려갔다. 진명은 아버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에 대한 것은 어머니가 잘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명은 어머니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