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들은 무시무시하게 무섭게 생기고 커다란 도깨비방망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도깨비의 수가 20명은 넘어 보였다. 아니 그것보다 더 많아 보였다. 고개를 들어서 보아도 얼굴이 보기 힘들 정도로 키가 크고 몸집이 컸다.
아이들은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겁을 먹었다. 도깨비의 입은 아이들을 잡아먹을 것 같이 크고 숨소리는 괴물의 소리였다.
“집에 가고 싶어.”
윤서가 울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겁을 먹자 아기 도깨비들은 몸집이 큰 도깨비에게 다가가 말했다.
“친구들이에요. 정말 좋은 친구요.”
도깨비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더니 다정한 얼굴로 아기 도깨비에게 말했다.
“친구를 사귀었구나. 요즘엔 아이들이 밖에 없는데. 너희들은 어떻게 여기 들어왔니?? 어른들은?”
지아는 겁이 나기는 했지만 용기를 내서 말했다.
“저희끼리 숲에 들어와서 죄송해요. 릴리 선생님이 가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듣지 않았어요.”
“귀여운 아이들이구나. 예전에는 아이들이 많아서 자주 놀러 오기도 했거든. 요즘 통 아무도 안 와서 심심하기는 했어. 내 소개를 안 했구나. 나는 롤리라고 해. 이 아이들의 엄마야. 그리고 여기는 아빠 폴, 여기는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이모부, 삼촌, 외숙모, 사촌들이야. 가족이 너무 많아서 모두 다 소개는 못하겠다. 우리는 여기서 다 같이 살아.”
“저는 지아예요. 여기는 하늘, 지수, 윤서요. 저랑 하늘이는 10살이고 지수랑 윤서는 8살이에요.”
“아기들이 왔구나. 우리는 나이가 엄청 많거든. 내가 몇 살인지도 잊었어. 500살까지는 세었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지 않아. 친구가 왔는데 대접이 소홀했구나.”
롤리는 도깨비 노래를 부르며 도깨비방망이를 두들겼다. 음식이 잔뜩 상에 차려졌다. 방망이를 두들길 때마다 맛있는 음식이 나오고 또 나왔다. 다른 도깨비들도 춤을 추면서 도깨비방망이를 두들겼다. 그러자 마법의 풍선들이 나왔다. 마법의 풍선들은 날아다니면서 파티 분위기를 내게 해주었다. 도깨비방망이를 두들길 때마다 파티 분위기가 나는 사운드와 멋진 의상이 나왔다. 도깨비들 뿐 아니라 아이들도 화려한 옷으로 바뀌었다. 도깨비들은 흥이 많아서인지 댄스를 좋아했다.
“언니 나 도깨비 패션으로 바뀌었어. 정말 멋져. 최고야.”
지수가 신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들은 도깨비들과 밤새도록 춤을 추며 놀았다. 마노의 정원에 와서 가장 재미있는 날이었다. 도깨비들은 아이들을 굉장히 좋아했고 아이들도 도깨비와 친해졌다.
“저렇게 재밌는 도깨비들은 처음이야.”
“롤리 마법사의 보물이 어딨는지 아세요?”
“기억의 숲 깊은 곳에 보물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 하지만 그곳을 가는 것은 위험해. 도깨비들도 여기에만 있을 뿐 기억의 숲 깊은 곳은 들어가지 않아. 그곳은 많은 기억들이 잠을 자고 있어서 그것을 깨우면 그곳에서 나올 수 없다고 했어.”
“그곳이 어딘지는 가르쳐주세요. 마법사의 보물을 찾아야 마노의 정원을 구할 수 있어요.”
“기억의 숲은 눈을 감고도 갈 수 있을 만큼 가기 쉬운 곳이라고 했어. 그곳은 필요한 자에게만 길을 내준다고 했어. 기억의 숲에는 표지판이 있어. 그것을 따라가.”
“표지판이 있어요? 이렇게 친절할 수가.”
하늘이는 표지판이 있다는 말에 자신감이 생겼다.
“저희는 내일 아침에 떠날 거예요. 아침에는 못 뵐 것 같아서 인사 먼저 할게요.”
“아니, 벌써 간다고? 가야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기다려봐. 너희에게 줄 것이 있어.”
롤리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마법의 구슬로 만든 팔찌였다.
“너희를 지켜줄 거야. 어두운 곳에서는 밝게 빛나는 신비로운 구슬이야.”
“너무 예뻐요.”
지아는 롤리를 안아주었다. 며칠 안 되기는 했지만 지아는 롤리가 좋은 도깨비임을 알았다. 아기 도깨비 중에 막내가 롤리에게 말했다.
“엄마 제가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어요. 기억의 숲에서는 제가 필요할 거예요. 저에게는 도깨비방망이가 있으니까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을 거예요.”
“닉 너는 너무 어리잖니. 엄마가 보살펴야 하는데.”
“엄마 저도 이제 독립할 나이가 됐어요. 믿고 보내주세요. 아이들이 무사히 기억의 숲에서 나가면 다시 돌아올게요.”
롤리는 가족들과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걸리는 듯했지만 롤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닉 잘 갔다 오렴. 대신 다치면 안 돼. 장난은 금지야.”
닉은 간단히 짐을 챙기고 가족들에게 인사를 했다.
“잘 다녀올게요.”
아이들과 닉은 도깨비의 집에서 나와 기억의 숲 깊은 곳으로 향했다.
“내가 같이 가니까 안심이 되지? 나도 자유롭게 나오니까 신나고 좋아.”
“저기 팻말이 있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진실을 알게 되면 지나가게 된다.”
“무슨 말이지? 진실을 찾으라는 건가? 우리가 찾아야 하는 건 마법사의 보물이잖아. 보물은 어디에 있는 거지?”
아이들은 걷고 또 걸었다. 눈앞에는 계속 비슷한 것들만 보였다.
“다리 아파.”
지수는 다리가 아파서 더 이상 걸을 수 없었다.
“저기 집이 있어. 불빛이 보여.”
아이들은 걸음을 빨리했다. 집은 사람이 사는 집같이 꽃도 있고 깨끗했다.
“여기 누가 살고 있나 봐. 음식도 있어. 혹시 여기 누구 있나요?”
아이들은 집에 들어가서 살펴보았다.
집안은 아늑하고 따뜻했다. 지아는 집안에 모든 것이 낯설지 않았다.
“여기 사진이 있어.”
윤서가 말했다.
“그런데 사진에 지수랑 비슷한 애가 있어. 아니 지아 언니 어릴 때 같기도 해.”
지아가 사진을 보자 지아는 갑자기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 아빠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들, 마을 친구들과 매일 즐겁게 놀았던 일들, 마법 학교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날들이 떠올랐다.
“여긴 우리 집이야. 지수와 나의 집. 잊고 있었어. 이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