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 있는 곳이 그분의 집
내 인생의 산
진안 주천 대불리 *운장산
오랫동안 아버지의 침묵과 견주곤 했다.
그분 돌아가시고
임실 호국원에서
소속과 계급을 처음 알았다.
기타 의용경찰
내가 있는 곳이 그분의 집
원추리꽃 벼랑선 묵념 앞에서
내 직립은 허공을 잡고 무너졌다.
겨울 안개 찬바람에 흩어지고
나는 한 번도 안 적이 없었던 그 침묵에
탄식을 올렸다.
잿덤에 할머니 모시는 날
거친 베(齊衰자최) 헐거워진 어깨로
꺼억꺼억 침묵을 토해내던 산
바람보다 가벼워진 목례로
오늘 다시 그 구름고도를 오른다.
*운장산은 불과 별빛이 깃든 성소로, 의로움과 지혜, 자유의 전승을 품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