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여유가 공동체의 기억으로 남을 때
사람은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믿음 속에서 자란다.
Romain Gary는 <새벽의 약속 La Promesse de l'aube>에서 고백했다.
“어머니의 사랑이 너무 커서, 나는 그 사랑에 어울리는 인간이 되어야 했다.”
인격의 깊이는 그렇게 시작된다.
상처를 변명으로 쓰지 않고,
기대를 약속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그러나 사람을 모으는 힘은 깊이만이 아니다.
Emmanuel Levinas가 말한 것처럼,
타인의 얼굴 앞에서 멈추는 책임,
그 멈춤이 곧 친절이다.
깊이와 넓이는
순전히 관계에서 여유로움으로 나타난다.
조급하지 않고, 쉽게 판단하지 않는 태도.
그 여유는 결국 공동체의 기억이 된다.
이 사람 곁에서는
작아지지 않았다는 기억.
실수해도 밀려나지 않았다는 기억.
품은 공간이고,
품격은 그 공간을 지키는 절제다.
사람을 모으는 이는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있어도 숨이 가빠지지 않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맑은 경쾌함'을 지닌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