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가는 삶이 내 삶일까

소시민의 넋두리

by 칠봉

우리 부모님의 세상은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삶은 살아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격동기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참 많은 역경을 거치면서 오로지 자식을 위한 삶, 가족을 위한 삶 그래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삶이 그분들의 최우선적인 목표였고, 그것이 그분들의 삶의 전부이셨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어떤 삶이어야 할까? 우리들은 자라오면서 싫은 것은 싫다고 주장하고, 관철시키는 몇몇 경험을 했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보며 분노하고 행동했다.

우리도 어느덧 가족을 위한 삶, 자식을 위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자식들이 장성하고 난 이후 '이제 난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인 위치를 올리는 예를 들면 진급 같은 것을 쫓기도 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도 하고, 조용히 초야에서 독서와 사색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는 몇몇은 이 모든 것을 다 추구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어찌 그렇게 많은 것들을 놓지 않고 노력하는지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시간을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코로나의 여파로 계속되는 재택근무를 통해 독서와 사색을 위한 시간의 배분이 무척 여유로워졌다. 매일매일 출퇴근으로 보내는 아까운 시간들, 업무와는 관련 없지만 사회생활을 위해 나누었던 대화들에 할애되는 시간 등이 줄어들면서, 독서와 사색, 그리고 새로운 IT 기술에 대한 공부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절차탁마(切磋琢磨)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진보적인 사상이나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면 참으로 보수적인 삶을 살아오고 있다. 기독교 모태신앙으로 자라서 더 그런 것이고, 학생시절 1987년의 시청을 기억하고 있고, 2016년의 겨울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추구하는 바는 진보적이 성향이다.

좋은 음악과 따뜻한 향기로운 커피와 독서 그리고 사색, 그리고 오랜 벗들과의 만남, 이런 것들이 지금 나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들이다. 그리고 가끔씩 뱉어내듯 써 내려가는 글들을 보면서 '아 아직 의식의 흐름이나 체계가 미숙하구나.'를 깨닫는다. 또한 늦장가로 인해 게 얻은 아들의 군대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내 의식 한편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의 삶이란 무엇일까? 어떤 것이 내 삶일까? 고민하고 사색하고 여러 서적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가고, 나의 의식의 흐름을 다소나마 정리하는 것? 아니면 고단하게 밭일을 하고, 등산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흐르는 강물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모닥불 앞에서 캠핑을 하는 그런 삶? 좋은 벗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과거를 이야기하고, 현재를 이야기하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런 삶? 언제나 묵묵히 나를 응원해 주고 사랑해 주는 아내와의 삶. 사랑하는 아들과의 무뚝뚝하지만 살가운 애정이 드러나는 삶, 이 모든 것이 내 삶일 것이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공평하고 정정당당한 세상을 꿈꾸는 소민으로서 사는 삶이 내 삶인 것이다.

무척이나 좋은 봄날이다. 이 봄기운이 나의 얼어붙은 편견과 아집을 녹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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