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첫 휴가를 앞두고서

아들바라기...

by 칠봉

오늘은 아들이 첫 휴가를 나오기 꼭 한 달 전입니다.

올해 어느 봄날 입대한 아들의 첫 휴가입니다.

몇 주 전 아들이 복무하는 사천으로 새벽 공기를 가르며 5시간 동안 운전을 하여 찾아갔었습니다. 몇 달 만에 본 아들의 모습에 너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처음으로 부모의 곁을 떠나 머나먼 타향에서 군복무에 성실하게 임하는 아들의 모습은 장성한 군인이기는 하지만 저희에게는 너무 애달프고 안쓰러운 아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더군요. 1박 2일의 외박 후 귀대할 때 초조했던 아들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던 우리에게 8월 아들의 생일 즈음해서 휴가를 나오겠다는 말이 한결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 휴가가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아내와 저는 벌써부터 아들이 나오면 뭘 먹여야지? 뭘 해줘야지? 등등의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생등심, 삼겹살, 회초밥, 생선회, 고기만두, 과일 등등을 목록에 적어 놓고, 아들이 좋아하는 조용한 이자까야에 우리 가족 인원수에 맞춰 예약을 하고, 아들이 오래간만에 사용할 PC를 미리미리 업데이트해 놓고... 등등의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외아들은 군대에 보내 놓은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위안을 삼으며, 미리미리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속으로 '이번에 아들이 나오면 절대 잔소리 하지 말아야지. 먼 바라거나 기대한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 다짐을 합니다.


일전의 경험했던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자고 굳게 마음먹고 있습니다. 부모의 과한 기대와 욕심으로 인해 부담을 느낀 나머지 너무 무리하게 되고 그런 무리로 인하여 몸까지 상한 아들을 보면서 얼마나 후회하고 반성했는지 모릅니다.

'못난 아비의 기대와 욕심에 그걸 맞춰주겠다고 몸에 탈이 나면서까지 열심히 한 아들한테 이번 휴가에는 푹 쉴 수 있도록 말은 줄이고 지갑은 넉넉하게 풀어야지' 하고 다짐을 해 봅니다.


주변의 제 또래 사람들에게 요즘 군대에는 내무반에 에어컨이 있고, 화장실에 전부 비데가 설치되어 있고, 샤워장에는 항상 따뜻한 물이 나오고, 세탁은 세탁기로 하고 건조기로 말린다는 이야기를 하면,

"요즘 군대가 군대가 아니네요." 하곤 합니다. 게다가 복무 개월이 18개월이라고 하면 "우와 현역이 우리 때 방위와 복무 개월 수가 같네요."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그것은 군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 하는 말이고, 처음 경험하는 아들은 그 기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까요. 아무리 군대 복무 환경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생활이 얼마나 불편하고 집에 가고 싶을까요.


우리는 집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고, 언제나 가고 싶은 곳은 얼마든지 갈 수 있으며,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안전한 환경은 묵묵히 맡은 자리에서 고생하고 있는 많은 분들의 수고로 말미암아 누릴 수 있는 것이지요. 그중 국방을 담당하는 군인들의 수고는 큰 축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군인이 제 아들인 것입니다.

요즘 들어 아내가 자주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위문편지를 썼었는데, 항상 편지 서두에는 '친애하는 국군장병 아저씨께, '로 적곤 했었는데, 아저씬 웬 아저씨, 지금 보니 다 아이들한테 군복 입혀놓고 나라 지키라고 하는 거구먼."라고요.

그리고 길을 지나가면서도 군복을 입을 군인을 보면 마치 아들을 바라보듯 애달프게 쳐다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애달프게 그리워한 아들이 한 달 후면 우리에게 잠시동안 머물다 갑니다. 그 기간을 소중하게 보내고자 지금부터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아들방도 청소하고, 아들 화장실도 깨끗이 청소하고, 그동안의 혹시 있을지 모를 아들에 대한 섭섭함이나 부정적인 생각들도 함께 청소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어서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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