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안 도와주네요.
드디어 이번주 수요일 아들의 첫 휴가가 시작합니다. 오랜 기간 우리와 떨어져서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아드님이 드디어 잠시동안이지만 가족 품으로 돌아옵니다.
아내는 몇 주 전부터 아들이 오면 좋아하는 음식들을 해 먹이겠다고 부산을 떨며 여기저기 식재료를 사러 다녔습니다. 저도 아들이 오면 편하게 입으라고 힙한 옷을 미리 주문해서 아들의 방에 걸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돌아올 방을 청소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매일매일 습도도 조절하고 쾌적한 상태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들이 온다는 기쁨에 책도 눈에 잘 안 들어오고, 인터넷도, OTT도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그저 건강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열심히 뒷산(북한산)을 오르내리긴 합니다. 더워서 새벽에 올라가서 적게는 4킬로미터 많게는 10여 킬로 정도 산행을 하곤 합니다. 속보로 걷기 때문에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걱정입니다. 오락가락 경로가 엉망인 태풍이 수요일 한국 쪽으로 올라온다고 합니다. 바로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사천 쪽으로 올라온다고도 합니다. 아들은 집까지 항공편으로 올라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항공권도 예매하고 있는 상태인데, 태풍 때문에 걱정입니다. 항공편이 결항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악천우에서 비행기는 무척 위험하거든요. 제가 군 생활할 때 그런 악천우에서 비행을 하면서 여러 번 위험한 경험을 한 터라서 그 마저도 불안합니다. 그렇다고 진주에서 KTX로 올라오는 것으로 변경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입석밖에 남아 있지 않네요.
최악의 경우, 제가 직접 사천으로 내려가서 아들을 태우고 귀가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아들에게 하루 먼저 휴가를 나올 수 있도록 변경할 수 없는지 물어봤지만, 역시나 '안돼요'라고 메신저로 연락이 왔습니다.
부모의 마음이 그런 것 같습니다. 모든 게 자식에 대한 걱정뿐입니다. 며칠 전 제 어머님 팔순이었습니다. 제 어머님은 저만 보면 뭔가를 먹이려고 하시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권하십니다.
"너도 아들에게 뭔가 권하고 먹는 모습 보면 안 먹어도 배부르지? 나도 네가 먹는 모습을 보면 나도 좋다."
"네, 저도 그렇긴 해요. 하하하."
제가 아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 부모님에 대해서도 좀 더 신경을 써드려야겠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휴가기간은 온전하게 아들에게 집중할 것 같습니다. 저도 부모이기 때문이지요.
아들의 휴가가 많이 기대되고 설렙니다. 거의 5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오는 아들의 그 귀향의 길이 평안해지길 기도합니다. 아들아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