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대복귀와 아쉬움

적응하기 무척 힘드네요

by 칠봉

꿈만 같던 아들의 휴가가 끝나고 아들은 자대복귀 했습니다. 아들과 함께한 10일간 많이 행복했고, 즐거웠고, 안심되었습니다. 그 10일간 정말 푹 숙면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아들바보한테는 아들이 제일가는 보약인 것 같습니다. 숙면도 취하고, 아들 덕분에 평소 올라오지 않던 요리들과 반찬들로 매끼가 진수성찬이었습니다.


아들이 복귀하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번 10일이 무척 길게 느껴졌어요. 친척, 친구, 지인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웠고 행복했어요."

속으로 '저는 그런 만남 때문에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서 내심 섭섭했단다.'라고 돼 내었습니다.


아들이 복귀하는 날 아침 코로나 감염을 확인하는 키트로 감염여부를 확인할 때, 내심 두줄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역시 아들은 튼튼한가 봅니다. 바람과는 달리 한 줄이 나오더군요.

우리 부부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들과 함께 공항으로 배웅을 갔습니다. 그래도 입대할 때보다는 슬픔의 무게가 조금 덜어졌었나 봅니다. 아들을 출국장으로 보내는 순간 살짝 코끝이 찡했지만, 그래도 눈물을 비취진 않았습니다.


배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선 아내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각자 자기의 아쉬움을 속으로 곰삭히며 묵묵히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공항에 도착 한 아들에게서 잘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고 귀대 시간보다 당겨서 일찍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속으로 '으이그 착한 넘, 부대에서 고생하는 선임들 도와주러 일찍 들어가는구나.'라고 푸념을 했습니다. '저 넘은 누굴 닮아서 저렇게 고지식할까?' 마누라는 절 닮았다고 하던데, 제가 보기에는 아내 판박이입니다. 이래서 우리 부부만 집에 있으면 고구마 세 개는 먹은 듯 답답합니다. 하하하.


부대로 복귀하는 아들에게 끝으로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들 네가 있는 10 동안 무척 행복했다. 사랑한다. 아들, 아빤 당분간 적응이 잘 안 될 것 같아. 몸 조심해라."


아들이 부대를 복귀한 다음날 뒷산을 올랐습니다. 쉬지도 않고 거친 호흡도 무시한 채 줄곳 산행만 했습니다. 신발 탓인지 마음이 혼란해서 인지 여러 번 엉덩방아를 찧기고 했습니다. 수십 년을 오르내린 뒷산에서 이렇게 많이 엉덩방아를 찧은 것은 처음입니다. 아내에게는 신발을 핑계 댔지만, 어수선한 마음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산행을 하면서 그나마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아쉬움을 땀과 거친 호흡과 함께 털어냈습니다. '그래, 아들도 나름 군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데, 부모가 돼서 이러면 쓰나...'


주말이 지나서 아내가 병원에 찾았습니다. 목이 아프고, 머리가 아픈 게 이상하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또 코로나라고 합니다. 속으로 '제길, 아들 있을 때 걸렸으면, 아들 자대복귀가 조금 더 늦출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픈 아내에게는 미안한 생각이지만, 아들 바보한테는 이런 생각이 그렇게 무리한 생각은 아닙니다.


행복했던 10일간의 추억은 뒤로 한채 저는 또 현실을 살아가려 합니다. 일도 해야 하고 아픈 아내도 간호하고 그렇게 생활하다 보면 또 아들과 만날 날이 있겠지요. 이 글을 쓰는 동안 벌써 아들이 보고 싶네요.

"아들아! 사랑한다.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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