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X달에서 코X즈로 갈아타기

진작 바꿀걸...

by 칠봉

저에게는 소소한 취미가 여러 개 있습니다. 그중 아내가 관대하게 받아주는 취미 중 하나가 음악감상입니다.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팝과 클래식, 그리고 아버님이 가지고 계시던 오래된 일명 전축에 도나츠 판으로 듣던 재즈, 컨트리 음악이 저에게 음악감상이라는 세계를 열어 주었습니다. LP판도 참 많이 모았었습니다. 국내에 안 나오는 판들은 세운상가의 일명 빽판 가게에 가서 사 와서 모으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워크맨이 나오고 일본 출장을 다녀오신 숙부님께서 선물해 준 워크맨으로 음악감상을 꽤 오랫동안 했었습니다. 학창 시절 내내 제 귀에는 항상 워크맨이 울려주는 카세트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이 가득했었습니다. 학창 시절은 주로 워크맨을 통해 음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 취직하고 정신없이 일에 몰두할 때는 MP3 플레이어가 출퇴근에 지친 제게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집에는 아버지의 전축에서 오디오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었으나, 한가하게 집에서 음악감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도 MP3에서 울려주는 음악이 대신해 주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선 또다시 새로운 가족들에 대한 부담감으로 정신없이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회사에서 살아남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이 저의 최우선의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소소한 음악생활은 어느덧 핸드폰을 통해 듣게 되었고, 주로 차 안에서 듣는 음악이 대부분이 되는 생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친한 친구 집에서 와인을 마시는 데, 꽤 청아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와~~! 소리 좋다 이거 어디서 흘러나오는 거냐?"

"응 여기서 흘러나오는 거야." 하며 기다란 박스 모양의 기계를 가리켰습니다.

"이게 네임오디오에서 나오는 뮤조라는 올인원 시스템이야."

"이거 얼마냐?"

"왜 사게?"

"응."

"이 모델은 단종되어서 이제는 안 나오는데?"

"그래? 집에 돌아가면 검색 좀 해야겠네."


며칠 후 저희 집엔 친구 집에서 들었던 그 시스템의 후속 모델이 거실 한편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 듣던 AV 사운드바에서 들었던 음악과는 비교도 안되게 풍성한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다만, 아파트 생활을 하던 때라서 제가 원하는 만큼의 볼륨을 사용할 수 없었지만 다시금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로 FLAC 파일과 MP3파일을 이용해서 음악을 들었었지요. 한동안 그렇게 음악에 심취해 있었고, 조금씩 갈증이 생겼습니다. 원하는 음악을 좋은 음질로 풍부하게 검색해서 듣고 싶다는 욕심이 말이지요.


그래서 찾은 게 타X달이었습니다. 그동안 듣던 국내 음원사이트의 음원과는 차원이 다른 훨씬 풍성한 음악을 들려주는 음원들이 가득한 제게는 신세계 같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서비스였습니다.


애초에 제가 고민한 것은 타X달과 코X즈 였습니다. 그중 그나마 해외경로를 우회해서 가입하기에 조금 더 쉬운 타X달을 2019년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음악 감상을 장르를 넘나들며 이것저것 찾아 듣는 편인데 그 갈증을 거의 충실하게 채워준 고마운 음악서비스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가 원하는 볼륨을 집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던 중 제 주거 환경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수십 년 간의 아파트 생활을 접고 저희 가족의 공간을 마련한 것입니다. 1층에는 저의 개인 사무실 겸 작업실 겸 취미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조금 더 전문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음악 감상을 하게 된 것이지요. 게다가 제가 원하는 만큼 충분한 볼륨을 올려도 누구 하나 방해받지 않을 공간이 생긴 것입니다.

게다가, 사무실 한편에는 와인셀러를 두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감상하는 친목을 도모하는 장소로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그 친구가 제 공간에 놀러 와서 와인과 곁들여진 음악을 경험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와 부럽다. 이렇게 와인을 마시면서 이렇게 듣고 싶은 음악을 볼륨 신경 안 쓰고 들을 수 있는 네 환경이 무척 부럽다."

"그래? 그럼 너도 아파트 정리하고 나처럼 이런 환경으로 바꿔봐."

"에이 난 못한다. 엄두가 안 난다. 어떻게 알아보고 찾아보고 이렇게 옮겨. 차라리 너 내 아파트랑 바꾸자."

"미친넘, 내가 왜 바꾸겠냐?"

"그렇겠지. 그럼 난 엄두도 안 나고 골치 아파서 그냥 아파트에서 살련다."

"으이그 게으른 놈 하하하하."


그렇게 음악감상을 풍성하게 해 주었던 타X달에서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내용은 자국 내에서 발행한 카드가 아니면 결제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고민을 했습니다. 타이달을 계속 사용하면서 다른 나라로 이사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그 어렵다는 코X즈를 사용해 볼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결론은 제가 가지고 있는 오디오 시스템과 제가 듣는 음악 취양에 잘 어울린다는 코X즈로 갈아타는 것이었습니다. 설명하기도 어려운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드디어 코X즈로 변경을 했습니다.

변경 후 떨리는 마음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 오디오에 연결하는 순간, '와 ~~~!' 감동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진작 변경할걸 하며 후회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제 오디오시스템은 어쩌다 보니 네임이라는 영국 브랜드로 꾸며져 있습니다. 타X달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음질로 제공하는데 지금은 바뀌었지만, 얼마 전까지 MQA라고 하는 방식을 사용해 고음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임은 그 MQA를 서비스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음질을 듣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 제 오디오에 연결하는 과정을 거쳤었습니다.

그런데, 코X즈는 그 회사의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 오디오가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었습니다. 소리의 질과 풍성함, 음질, 박력, 음상의 차이 등등 모든 면에서 기존의 타X달 보다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아내에게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핸드폰으로 저희 집에 있는 네임 오디오들에 연결하는 방법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아내에게 곡을 선정해서 틀어보라고 했습니다.

"흠, 뭐 지난번 타X달 보다 좋은 것 같기도 하네..." 하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 이야기는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흠, 뭐 좋기는 좋네'


기존에 사용하던 스트리밍 서비스를 어쩔 수 없이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닥쳐서 여러 선택 중 하나고 변경한 것이지만, 그런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고 그 결실을 맛보니 감동이 배가 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귀는 간사해서 좋은 환경을 경험하게 되면 그게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야속하게도 이전에 환경으로는 돌아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남자들의 비싼 취미 중 하나가 오디오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번 변경은 과정은 복잡하고 신경질 나고 귀찮았지만 결과는 달콤했습니다. 당분간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신: 전 이 두 곳과는 전혀 관계없이 제가 제 돈으로 즐기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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