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뒤로하고서

오늘 아들이 두 번째 휴가를 마치고 귀대합니다.

by 칠봉

오늘 아들이 두 번째 휴가를 마치고 귀대를 합니다.

이번 휴가는 15일이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아내는 아들이 휴가 나오기 전부터 수첩에 빼곡히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적어놓고, 매 끼니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차려냈습니다. 덕분에 저도 2~3 킬로그램은 더 살이 붙은 것 같습니다.

아들과 같이 먹는 음식은 무엇이든 맛있는 것 같습니다. 식욕이 돋고, 식사 중 슬쩍슬쩍 바라보는 아들의 모습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를 띠게 되는 게 무엇 좋았습니다.

아들도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맛있게 웃으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짬짬이 아들이 시간을 내어주면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일이 힘들지는 않은지, 누가 괴롭히는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특별히 고민이 있는 건 아닌지 등등

이런 질문들이 무척 귀찮았을 텐데, 아들은 덤덤히 부모의 물음에 또는 궁금증에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보며, '이 녀석 많이 컸네, 불편할 텐데 나름 귀찮아하지 않고 답변해 주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꼰대 세대인가 봅니다. 아들의 어휘나 사용하는 단어, 문장에 신경이 쓰이는 것입니다.

이런 저에 대해 아내는 이렇게 핀잔을 줍니다. "요즘 세대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거나, 문장을 쓰는 습관이 없어서 어휘력이 많이 떨어져요, 뭐라 하지 마세요. 그리고 아들은 이번에 들어가서는 책 좀 읽고."

아내의 앞 말은 제가 잘 모르는 것이었고, 뒷부분의 말은 제가 항상 아들에게 잔소리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휴가에선 아들이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친구들 대부분 군대에 갔다고, 만날 친구들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친구들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극단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인 아들이 친구들과 좋은 교우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희와 같이 있을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친구들과 만나느라 같이 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물론 아들의 삶에 시시콜콜 간섭하는 것은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부모는 그런 건가 봅니다.

아들의 휴가 기간 동안 아들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님의 생각이 많이 겹쳐졌습니다.

'우리 아버지도 나 군대 갔을 때 많이 그리우셨을 텐데, 내가 해외로 떠돌아다녔을 때 연락도 없어서 많이 그리우셨을 텐데, 그랬을 텐데... 아버지 성격상 표현도 못하시고 속으로 본인이 무척 힘드셨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많이 아려왔습니다.


한편 보름간 허가받은 백수 생활을 하는 아들에게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냐? 어떻게 저렇게 잠만 자고 누워서 핸드폰만 할 수 있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곧 '그래 자대 복귀하면 또 고생 시작일 텐데... 복귀하면 바로 훈련 나가서 고생한다고 하는데... 제대하면 저렇게 하지는 않겠지...' 하며 생각을 고쳤습니다.


이번 매서운 한파가 지나가면, 서서히 봄기운이 돋겠지요. 설날을 지나고, 뒷 산에 꽃들이 만발하고, 푸르름이 짙어지고, 더위가 한풀 꺾일 때쯤 아들이 제대합니다.


이제는 몇 개월 안 남았습니다. 그렇게 아들의 복귀를 아쉬워하며 한편으로는 얼마 안 남았다. 하고 위안을 합니다.


올해의 봄은 다른 해 보다 황량할 것 같고, 여름의 땡볕은 더 매섭게 따가울 것 같으며, 더위를 몰아내는 시원한 바람은 더욱더 간절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아들이 우리에게도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날이 어서 오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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