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휴가지만 그래도 기다려집니다.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날 휴가 나왔던 아들이 며칠 뒤 다시 세 번째 휴가를 나옵니다.
그리고 이제 군복무도 120일 정도 남았더군요.
작년 아들의 입대 후 첫 통화에서 힘들어하는 아들에게 아비로써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었는데, 어느덧 제대를 120일 앞두고 있습니다.
아들의 군대 생활이 안쓰럽고, 걱정되긴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어떠셨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유난히 수줍음이 많으셨던 아버지, 자식에게도 평생 “사랑한다.” 한마디 못할 정도로 내성적이셨은
아버지는 주변 분들에게 선비 같은 분이라 불리셨었습니다. 그런 아버지께서 저의 군대 생활 때
마음고생이 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제대 후 바로 동생이 입대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 들어갈 때는 걱정도 많고, 마음도 많이 불안했었는데,
네 동생 들어갈 때는 네가 집에 있어서 인지 맘이 크게 불편하지 않구나. “
아버지께서는 유달리 저를 많이 의지하셨었습니다. 회사일로 출장이 잦아서 일 년의 반 이상을
해외에 있을 때도 어머니는 동네 자랑거리였었지만, 아버지는 조용히 “밥은 잘 먹고 다니냐? 아픈 데는 없고.”
라고 퉁명스럽게 묻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버지는 꽤나 자주 병문안을 오셨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제가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병문안을 오셔서는
“아 정말 빨리 퇴원하면 안 되겠냐? 아주 미칠 것 같다.”라고 저에게 역정을 내시더군요.
큰 아들이 아파서 병원에 있으니, 불안하고 안타깝고 그러셨던 것이지요. 이제는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바로 제가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너무나 닮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군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아들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들 넘은 이제 선임생활을 하고 있을 테니깐, 예전보다는 많이 일도 수월하고, 동료들과도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는 아들이 무척이나 걱정되었죠.
그런 아들이 세 번째 휴가를 곧 나옵니다. 다음 주부터는 아마도 제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그랬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