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전하는 거보다 3, 4배는 더 힘드네요
아들의 세 번째 휴가를 맞이하여 운전연습을 두 차례 했습니다.
아들은 입대하기 전 운전면허를 취득했지만, 운전연습을 하지 않아 거의 장롱면허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휴가에는 모처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운전연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운전 연습을 시작하기 전 자동차 보험의 범위를 연장하고 한적한 아버지 산소 근처로 이동하여, 먼저 돌아가신 아버지께
인사드리고, 운전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손에 땀은 나고, 등골은 오싹하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애써 감추고, 아들의 운전연습을 진행했습니다.
“운전은 가고, 서는 게 기본이다. 먼저 그것부터 연습해 봐.” “차는 차선의 중간으로 이동하는 거다. 네 오른발을 차선의 중심에
놓고 진행하도록 핸들을 조작해. “ ”엑셀레이터를 좀 더 밟아라. 그렇게 거북이처럼 가면 뒷 차량들이 화낸다. “
등등의 온갖 잔소리를 하면서 때때로 아들의 얼굴을 슬쩍슬쩍 쳐다보았습니다. ‘이러다가 울 아들이 아빠 싫어하면 어떻게 하지?’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운전연습은 가족 간에 하는 거 아니다는 만고의 진리가 다시금 생각났습니다.
첫날의 운전 연습은 어찌어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나름 처음 운전하는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고 없이 집에 잘 도착했으니까요.
그런데 사단은 두 번째 운전연습에서 났습니다. 아들도 약간의 자신이 있었던 것 같기는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도 떨어지고,
오히려 운전실수를 하는 등 첫 번째 운전연습에 비해 오히려 형편없었습니다. 아들의 운전 실수에 대해 큰소리로 혼내기도 했습니다.
“집중해, 중앙선을 넘어갔잖아. 여기는 헤어핀 구간이라서 미리 브레이크를 밟아야 해!” “차가 차선을 걸쳐 가고 있잖아.” ”길가의 연석에 부딪힐 뻔했잖아. “
여러 차례 아들을 호되게 꾸중하며 운전연습을 마쳤습니다. 한 두세 시간 정도는 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들도 마음이 좀 상했는지 바로 자기 방으로 내려가더군요.
쉬고 있는 아들에게로 다가가 “아까 아빠가 좀 심했어. 미안하다.” “아 아빠 저 잠 좀 잘게요. 어제 세 시간밖에 못 잤어요.”
그제야 아들의 두 번째 운전연습에서 발생한 실수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휴가 나와서 잠만 잘 수 없다고, 민간인으로서의 시간을 활용해 보겠다고,
잠을 설쳐 가면서 그 녀석이 좋아하는 게임이라든지, OTT라든지 등등에 시간을 보내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서
운전하면서 반응이 더뎠던 것이지요.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니, 아들에게 미안해졌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한 것인데, 몸이 따라주지 못해서, 그런 것인데
아들이 좀 쉬고 나면 “아들아, 네가 그렇게 잠을 못 자고 피곤한 줄 몰랐다. 미안하다. 그런데 그렇게 잠을 못 잤을 때는 차라리 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
라고 다독이면 추가적인 잔소리를 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아들이 집에 있어서 아빠입장에서는 너무나 든든하고, 기분 좋은 나날입니다. 그러나 다시 부대로 복귀하겠지요.
올해 가을이 몹시도 기다려집니다. 뒷 산의 잎사귀가 이쁜 색으로 물들 때, 아들은 제대를 합니다. 제대하면 아들과 같이 운전을 하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그 여행이 몹시 기다려집니다.
‘아들아 아빠가 미워서 그렇게 잔소리한 게 아니라, 네가 사고 날까 봐 걱정돼서 그런 거니 이해해 다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