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에 하면 안 되는

마음 조리며...

by 칠봉

많은 사람들이 가족 간에 하면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자동차운전연수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는 저와는 먼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의 운전연수를 이틀하고 나서 그 말은 만고의 진리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들이 휴가 나왔을 때 당시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첫 운전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영했었습니다. 군 생활하면서 그 예능을 보면서 아들은 무척이나 운전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아빠 저 다음 휴가 나가면 운전연습 시켜주세요." "그래 그러자꾸나." 전 너무 쉽게 그 말을 했었습니다.

'운전 머 있어, 그냥 조심조심 운전하면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막상 아들의 운전교습이 있었던 날, 아들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난 후부터 저의 온몸의 근육들은 긴장했고, 신경은 곧두섰으며, 제 입에서는 과격한 언어가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스톱!!!" "액셀을 밟아야지 뒤에서 차가 신경질 내잖아!" "너무 천천히 가고 있어!" "너무 빨라!" 등등 목에 힘줄이 튀어나올 듯 소리쳤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첫날 운전 교습을 마치고, 그날밤 저는 근육통에 시달렸고, 다음날까지 그 여파가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아들은 아무런 사고도 없었고, 그 멀리서부터 집까지 안전하게 운전해서 집까지 도착했었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교습 때였습니다. 간단히 운전연습을 하자는 아들에게 시외 외곽의 운전을 권했고, 다소 어려운 커브길이 많은 곳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곧잘 하던 운전을 아들이 정신을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신 차려!" "핸들 똑바로 잡아!" "그렇게 운전하면 어떻게 반대 차선으로 넘어갔잖아!" "너 혼자 다치면 괜찮지만 다른 사람이 괜히 피해보잖아!" 등등 심한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그날 운전을 할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밤새 잠도 별로 못 자고 운전대를 잡은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아들의 그런 사정을 알고 나서는 "아들아 운전할 때 내 몸의 컨디션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아빠도 그렇게 잠을 못 자고 운전하면 힘들어. 그런데 너는 초보인데 그런 상태로 운전하면 절대 안 되지.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말아라." "다음부터는 아빠하고 운전연습 하지 않을래요. 아빠가 미워질 것 같아요."

"그래 비용이 들더라도 운전연수를 알아보거라." 그때 아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말년이니 제대할 때까지는 운전하지 말고 제대한 다음에 운전연수 해." "네."


아들이 제대하고 나서 여기저기 운전 연수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더니 드디어 오늘 운전연수에 나섰습니다.

"아들 긴장 되니?" "네 약간 긴장돼요." "넌 잘 해낼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아들이 운전연수에 나섰습니다. 옆에 있지는 않지만 손에 땀이 납니다. 그리고 등에 식은땀이 흘러내립니다.

그것이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아들아 사고 없이 무탈하게 돌아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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