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고

청춘은 미숙하기 마련...

by 칠봉

어제 아들의 첫 운전교습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아빠, 저 교통사고 났어요. 저 여기 어디인데요. 와주실 수 있어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 아들 다친 데는 없고 다른 사람은 안 다쳤어?" "네, 저는 안 다쳤어요. 앞에 버스가 막혀 있어서 기다리다가 우회전하는데 뒷 차가..." "그래 안 다쳤으면 됐다. 기다려 아빠가 달려갈게." "아빠, 사고 접수 좀 해주세요." "그래 알았다."

갑자기 어떻게 사고 신고를 해야 하지? 신고를 먼저 해야 하는데, 아들에게 빨리 가야 하는데 등등 우선순위를 정하기 곤란했습니다. 아내에게 "아들 사고 났데 빨리 가보자."라고 하곤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아들에게로 가면서 "난 운전을 할 테니, 마누라는 신고전화 해." 옆에서 아내는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했고, 스피커 폰으로 연결하여, 제 인적 사항과 여러 사전 질문들을 답하면서 아들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아빠, 죄송해요." 아들이 울상이 되어 도착한 저를 보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아들의 모습을 보니 어디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 모습에 놀란 가슴이 다소 진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이 몰고 나간 차를 보고 상대방 차를 살펴보았습니다.


"아니 운전석 쪽이 아니라, 조수석 쪽으로 사고가 났네? 여긴 주행운전 교습하시는 분이 있는 쪽 아니야?"

"아니 저 뒤차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제가 확인을 할 수 없었습니다." 교습선생님이 변명을 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운전 미숙한 사람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이것 때문에 운전교습을 하는 것인데 왜 주의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제 모습에 교습선생님은 당황하셨는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시더군요.


상대방 차량은 아기엄마와 아기가 함께 타고 있었는데 아기가 열이 나서 급히 병원으로 가는 길에 사고가 난 것이었더군요.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죠?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아가야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아 네 머 속도가 크게 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난 거라서 괜찮은 거 같아요." 상대방 어머니의 말씀에 속으로 안도를 했습니다. "아가야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우리 아가가 많이 놀랬겠다." 한 네 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낯선 저를 경계하면서 엄마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들, 이 사고는 전적으로 아빠가 옆에 있었으면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야. 너도 일부 경험해 봤지만, 아빠와 운전강사가 별반 다르지 않지?"

"네, 그런데 전 아빠가 무서워서요. 어렸을 때부터 전 아빠가 제일 무서웠어요." "무서워도, 너를 제일 잘 알고 너의 상태를 보면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빠밖에 없어. 아무리 무서워도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항상 네 편이 돼줄 사람은 아빠야." "네 그건 알아요." "큰 경험, 큰 액땜 했다고 생각하고 다음부터는 아빠와 운전연습하고, 이 사고에 너무 몰입되어서 운전 다시는 안 하겠다는 생각 같은 건 절대 하지 말고. 알았지."

"네, 아빠."


어느 정도 사고의 뒷수습을 마친 다음, 사고 후 아들의 반응이나 행동, 생각 등에 대해서 반추해 보았습니다. 아직은 너무도 아기 같고 부족해 보였습니다. 또한 그런 청춘이기에 미숙해도 그런 경험들이 쌓여가면서 성숙해 나가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오늘 아들의 첫 교통사고는 저에게도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아들아 오늘의 실수에서 무언가 배운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미숙해서 실수할 수 있지만, 그 실수를 반복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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