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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일라 Nov 03. 2023

호주 멜버른 시내 여행기

친구따라 오세아니아 속으로-2

호주와 우리나라의 시차는 1시간이다. 비행기로 1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날아왔지만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바로 나눌 수 있다. 아침에 산책을 하며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여행 후기를 남겼다.  


아침 산책 때 우연히 가게 된 칼턴 가든스(Carton Gardens). 어느 나라든 공원은 평화롭고 아름답다.



어젯밤, 브리즈번에서 멜버른으로 넘어온 친구를 만났다.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가 늦게 잠들었었다. 그래도 역시나 7시가 되니 눈이 떠졌다. 늦게 자도 일찍 눈 뜨는 나란 녀석. 친구를 깨워 일정을 시작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멜버른의 유명인사라고 하는 캐럿맨을 만났다. 당근을 들고 멜버른 시내를 걸어 다니는 캐럿맨. 자신을 본 다른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하는데 정작 캐럿맨의 표정은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 친구가 의아해하였다. 캐럿맨도 행복하세요!


식당으로 가는 길에 멜버른의 유명인사 캐럿맨을 만났다.



식당에 가는 길에 골목 곳곳이 멋있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었는데 알고 보니 아트 거리로 지정된 곳이었다. 멜버른에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하다>를 촬영한 거리로 유명한 호시어레인(Hosier Ln) 벽화 거리가 있고, 시내 이곳저곳이 벽화 거리로 지정되어 있다. 구글 맵에 street art라고 검색하면 멜버른 시내에서 갈 수 있는 벽화 거리가 많이 나온다.


길포드 레인 거리(Guildford Lane Street Art)에 위치한 식당에 갔다.


check!

☞ 구글 맵에 street art라고 검색하면 멜버른 시내에서 갈 수 있는 벽화 거리가 많이 나온다.



Krimper Cafe 에서 먹은 브런치 한 접시와 플랫화이트. 한국 사람이 사장님인 곳이라 한국 퓨전 요리가 많았다.



친구와 이 날의 일정은 멜버른 도서관만 가보자고 정했었다. 멜버른 도서관(State Library Victoria)은 번화가 중심에 있어 걸어가기에 좋다. 멜버른 시내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보게 되기 때문에 이후 멜버른 시내를 걸어 다닐 때마다 도서관을 봤었다.


도서관 입구에 있는 대형 체스판. 실제로 체스를 두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영화 <해리 포터>가 생각나는 모습이라 해리 포터 도서관으로 유명한 멜버른 도서관. 실제로 촬영을 했던 건 아니다.




도서관을 나와 야라강 쪽으로 걸어갔다. 플린더스 역(Flinders Station)이 나왔다. 여기도 외관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으러 많이 가는 곳이다. 1월에 영국으로 여행을 했었던 터라 영국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었다. 멜버른은 호주의 다른 도시보다 훨씬 더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았다. 역의 이름이나 건축물이 영국과 비슷하다고 느껴졌고 그래서 호주 내에서도 관광을 많이 오는 도시인 것 같았다. 길을 오가며 만난 사람들도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플린더스 역(Flinders Station)을 카메라로 담을 수 있다니 영광이다.


플린더스 역의 대각선 맞은 편에는 성당(St Paul′s Cathedral)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곳이 있었다.



친구도 나도 여행은 여유롭게 해야 한다는 주의라 멜버른 도서관 이외에는 아무 계획이 없었다. 성당을 나와 다리를 건너 야라강 남쪽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미술관도 있고 공원도 있었는데 우리는 날씨를 만끽하러 공원으로 갔다.


로열 보타닉 가든(Royal Botanic Garduns Victoria) 으로 걸어가며 나무, 풀, 꽃 구경을 했다.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피크닉의 여유도 즐겼다.


호주는 남반구에 위치해 있어서 한국과 계절이 반대다. 7~8월은 겨울 날씨이고 특히, 멜버른 지역은 호주의 남쪽이라 호주의 도시 중에서 추운 편에 속한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돌아다녀보니 한국의 겨울 날씨보다는 따스하다고 느꼈다.


한국의 겨울은 오래 돌아다니려면 롱패딩이 필요하고, 푸릇한 풀도 볼 수가 없으니 사진을 찍고 보면 여행하는 기분 내기가 힘들 수 있다. 겨울에 여행할 때 찍힌 사진을 보면 매일 같은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겨울에 가 본 나라인 미국, 영국, 호주는 모두 날씨가  한국의 겨울보다는 따뜻해서 코트를 입고 다녀도 괜찮았다. 그리고 잔디가 푸르러서 겨울에도 싱그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매서운 추위와 황량할 것 같은 풍경으로 겨울 시기 여행을 망설인다면 한국의 풍경과는 다르니 세 나라 모두 겨울에 가는 것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추위를 많이 타서 이번 여행에서는 코트에 붙이는 핫팩 한 개를 붙이고 목도리를 두르고 다녔는데 살짝 덥게 느껴졌다. 같이 다닌 친구는 몸에 열이 많아서 후드티에 기모레깅스 하나 신고 다녔다. 한국의 겨울 날씨보다는 훨씬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닐 수 있다.


길을 걷다가 발견한 수선화. 열정을 담아 찍어보았다.


멜버른의 교통수단 중 하나인 트램.


보타닉 가든에서 나와 멜버른의 성수동이라고 불린다는 피츠로이(Fitsroy) 지역으로 넘어갔다. 멜버른은 트램이 잘 되어 있고, 시내 번화가까지는 무료로 탈 수 있다. 트램을 타고 가면서 피츠로이 쪽에 있는 카페를 찾아보았다.


호주는 저녁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있다. 그래서 카페 같은 경우에는 아침 일찍(6시~7시) 영업을 시작하여 낮(2~3시)에 영업이 끝나는 곳이 많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대다수의 카페가 3시 전에 영업 종료를 한다고 적혀있었다. 겨우 4시까지 영업을 한다는 카페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심지어 커피도 디저트도 맛있었다. 친구 말에 따르면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 구글 평점이 다 높고 맛있다고 한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맛잘알이다. 괜스레 자랑스러웠다.


check!

☞ 호주의 카페는 아침 일찍(6시~7시) 영업을 시작하여 낮(2~3시)에 영업이 끝나는 곳이 많다.


피츠로이(Fitsroy).
빈티지 가게들과 그래비티가 많은 거리 모습 때문에 멜버른의 성수동이라고 불리는 것 같았다. Hip 하다!


우) 고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멜버른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배경에서 한 컷 찍었다.



피츠로이(Fitsroy)에서 다시 멜버른 시내 쪽으로 걸어갔다. 멜버른 시내까지 걸어가면 30분 정도 걸린다. 거리가 가까우니 트램을 타지 않고 주변을 구경하며 걸어가기에 좋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한식만 패는 나를 위해 친구가 물건이 많을 것 같은 한인마트로 나를 안내했다. 한국 즉석식품 정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각종 반찬과 냉동 음식이 있었고 선택의 폭이 정말 넓었다.


해외에서 나물과 두부 조림을 만나다니! 감격스럽다.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게 나물을 조금씩 담아놓은 세트도 있었다. 이거 한국에서도 반찬 가게에서나 살 수 있는데 세상에나! 선택의 폭이 넓으니 저녁 메뉴를 고르는 건 정말 행복했다.


"나 어제 햇반에 먹으려고 사놓은 고추장이 있어!"


문득 어제 혼자 한인마트에 가서 사 온 고추장이 생각났다. 호주 한인마트에도 소고기 고추장은 없었다. 아쉬운 대로 작은 크기의 고추장을 샀었다. 이거 오늘 비빔밥 해 먹으라는 거구만? 내 말에 흔쾌히 친구가 비빔밥을 먹자고 했다. 아싸! 오늘 저녁은 비빔밥과 갈비탕이다.


한국의 맛 그대로다.


해외에서 이런 밥상을 볼 수 있다니! 이래서 네가 한국을 안 들어와도 살 만하다는 거구나. 친구의 마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check!

☞ 호주의 한인마트는 미국보다 잘 되어 있다. 각종 반찬과 냉동 국, 요리가 많다. 음식이 안 맞을까 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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