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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일라 Nov 08. 2023

호주 멜버른 근교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가다

친구따라 오세아니아 속으로-3

호주 멜버른에서는 꼭 해야만 하는 투어가 있다. 바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투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100대 여행지에 선정되어 있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해안 도로를 따라 해안 절벽과 바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멜버른 시내와는 다른 대자연의 광활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날씨 요정은 파란 하늘과 함께 할 때가 많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 초입에서 만났던 무지개.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큰 무지개를 여기서만 5번 봤다. 실제로는 훨씬 크고 또렷했는데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멜버른 시내에서부터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이동하면 해안 도로 초입에 진입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해안의 모습이 아름답다. 가이드님 말에 따르면 이 지역의 날씨는 하루동안 해가 떴다 비가 왔다 매우 변화무쌍하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무지개를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떨어졌었다. 비가 살짝 내리다가 다시 해가 화창하게 떠서 나중에는 구름이 끼거나 비가 와도 당황하지 않았다. 다행히 우리가 간 날은 날씨가 매우 좋은 편이었다고 한다.



투어에서는 12 사도(12 Apostles), 깁슨스 스텝스(Gibson Steps), 로크 아드 협곡(loch Ard Gorge), 런던 브리지(London Bridge) 등 해안과 절벽을 볼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들을 간다. 포인트마다 풍광이 다르다.


check!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투어에서는 해안과 절벽을 볼 수 있는 다양한 포인트들을 간다. 포인트마다 풍광이 다르다.


이 곳은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머리끈이나 모자가 필수다. 목도리를 바라클라바 매는 법으로 매고 쪼매주면 머리도 안 날리고 따뜻하게 구경할 수 있다.
깁슨스 스텝스(Gibson Steps)는 12사도 바위를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바위보다 파도와 함께 밀려들어온 엄청난 거품이 인상깊다.
이렇게 큰 거품은 처음봤다. 처음엔 누가 세제를 풀었나 했다. 파도와 함께 엄청난 거품이 밀려들어온다. 정신 놓고 있으면 순식간에 거품 묻기 딱 좋다. 어어엄청나!



날씨가 좋을 때에는 헬기투어도 할 수 있다. 물론 추가 비용이 더 든다. 호주 달러로 165불. 사실 헬기투어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가능하다고 하니 혹 하고 말았다. 그래. 언제 또 헬기를 타보겠어!


아, 잠깐만! 오금이 저린다. 무섭다 친구야.


아니 왜 또 자리는 맨 앞자리로 안내해 주시나요. 조종석 옆의 앞자리에도 앉을 수 있었다. 앞자리는 대각선 아래 방향까지 훤하게 보였다. 나는 물 공포증이 있다. 내 발 아래에 바다가 보이니 머리가 새하얘졌다. 요도가 아파왔다. 친구 손을 잡고 의지하며 투어 시간을 보냈다. 투어 일행 중 인원수가 안 맞아 한 분은 다른 헬기에 타셔야 했는데 따로 앉는 한 분께 앞자리에 앉게 해 준다고 했다. 그렇게 제안할 만큼 앞자리가 더 선호하는 자리인가 보다. 나는 경험한 걸로 만족이다.


좌) 이걸 쓰고 헬기를 탄다. 가운데) 저렇게 아래가 훤하게 보여서 요도가 아팠다. 우) 헬기 조종석


헬기투어는 12 사도(12 Apostles) 바위들을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는 투어다. 시간은 15분가량 소요된다. 12 사도(12 Apostles) 바위들은 파도의 침식 작용에 의해 12개의 바위가 절벽으로부터 떨어졌고 현재는 7개 밖에 안 남아있다. 이것 때문에 바위가 다 사라지기 전에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빨리 가보라고 얘기한다고 한다. 헬기 투어를 마치고 나서 다른 해안 절벽 포인트로 향했다.


check!

☞ 헬기투어는 12 사도(12 Apostles) 바위들을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는 투어다.



해안 절벽이 아니더라도 길 자체가 포토존이다. 정해진 포토존이 아니더라도 주변을 둘러보면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 많다.




투어를 마치고 멜버른 시내로 다시 돌아왔다. 우리는 숙소로 걸어가다가 네네치킨에 들렀다. 친구와 멜버른에서 처음 만난 날, 둘 다 네네치킨 가게를 발견한 걸 알고 얼마나 웃었던지. 투어를 한 날은 몸이 힘들 테니 치킨을 사가지고 숙소에 가서 저녁을 먹자고 했었다.


오, 가게가 우리나라 호프집 느낌이 아니라 패스트푸드점 느낌이 나서 놀랐다.
맛은 한국이 맛있다. 그냥 한국이 다 맛있다.




호주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저녁을 먹고 나는 먼저 샤워를 마쳤다. 수분크림을 바르려는데 갑자기 화재경보기에서 벨이 울렸다. 한두 번 울리다가 말 줄 알았는데 계속 벨이 울렸다. 호주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무조건 소방차가 출동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재경보기 오작동인 경우는 벌금을 내야 한다. 호주 달러로 무려 1000불.


멈추지 않는 벨소리에 친구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숙소는 아파트먼트형 호텔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벌써 건물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우리도 건물 밖으로 나가서 지시 사항을 기다렸다. 친구는 반바지 차림으로 나와 추워했고 나는 수분크림을 바르지 못해 피부가 점점 건조해졌다. 그때, 우리 옆으로 한국 청년 한 분이 다가와 조심스레 물어보셨다.


 “이거 진짜예요?”

 “네, 실화예요. 믿기지 않죠? “


나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웃음이 나왔다는 건 오작동일 거 같다는 생각이 더 많았었나 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런 상황에서는 대피하는 게 맞지. 이 분은 반팔 차림으로 밖에 나오셨다. 서로 춥다고 푸념하며 함께 기다렸다.


이번 일로 놀랐던 점은 경보음이 울린 지 5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1층 로비로 내려가니 벌써 소방관이 와있던 점이다. 이렇게 빨리 출동을 하다니! 우리에게 불이 난지 확인을 해야 하니 나가서 기다려달라고 하셨다.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소방차가 더 왔고, 총 소방차 3대에 소방관은 10명 이상이 왔다. 정말 많은 인원이 와서 또 한 번 놀랐다. 소방관의 손에는 도끼를 비롯한 각종 연장이 있었다. 아직 불이 났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연장을 들고 건물 안으로 다들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니 왜 화재경보기 오작동에 센 벌금이 붙는지 한 번에 이해가 되었다. 신속하면서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참고로 호주는 자동차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안 하면 벌금 400불을 내야 한다.


소방차 출동하는 것도 그렇고 안전벨트에 대한 것도 그렇고 사고에 대해 예방하려는 자세가 많이 느껴졌다. 이런 점은 우리도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연장을 들고 건물 위로 올라가는 소방관 분들.


간밤에 벌어진 화재대피 소동. 다행히 화재경보기 오작동이었다. 신속함과 진정성 있는 출동에 많이 놀랐다.



check!

호주에서는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무조건 소방차가 출동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재경보기 오작동인 경우는 벌금을 내야 한다. 호주 달러로 무려 1000불. 요리를 할 때 경보기가 울리지 않도록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 호주는 자동차 뒷좌석에서 안전벨트를 안 하면 벌금 400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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