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일라 Aug 30. 2024

베트남 사파랑 비슷할 줄 알고 간 태국 빠이 반자보

나홀로 태국 여행기-4

6년 전,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도시 사파(SAPA) 를 갔었다. 베트남 사파(SAPA) 는 고산 지대에 있는 도시로 사파(SAPA) 에 가면 계단식 논을 볼 수 있다. 내가 여행했던 때는 우기였었고, 흐릴 때가 많아 안개에 가려진 계단식 논만 보았었다. 우기가 아니더라도 사파(SAPA)는 안개가 자주 껴서 '안개의 도시' 라고 불린다. 계단식 논과 산세가 어우러진 절경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2018년 베트남 사파(SAPA). 안개의 도시답다.



여행을 할수록 느끼는데 나는 날씨를 크게 타지 않는다. 흐리면 흐린 대로 장점이 있어서 그 나름대로 여행을 즐겁게 다니는 것 같다. 사파(SAPA) 에서도 안개가 주는 분위기와 정취가 좋았다. 안개가 싹 걷혔을 때 사진을 찍으면 왠지 모를 쾌감이 있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기분이 꽤나 짜릿하다.

  


좌) 안개가 있었다.  우) 안개가 점점 걷혀진다.


안개가 걷힐 때 빠르게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보면 을씨년스럽다고 느껴지긴 하는데 찍는 당사자는 재밌다.


2018년 판시판 산(Fansipan) 케이블 카를 타고 오르며 찍은 모습. 안개를 뚫고 올라갈 때 쾌감이 있었다.


안개가 걷힐 때 잠깐 보이는 산과 계단식 논. 그 감질맛이 주는 재미가 있었다.


언제 이렇게 안개를 한 가득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겠는가.



트레킹을 할 때는 비도 안 와서 신나게 돌아다녔다. 인생 친구랑 한 여행이라 엄청 까불었나보다.





이번 태국 빠이(PAI) 로 여행을 오게 된 건 반자보(Ban Jabo) 사진을 보게 되면서였다. 태국 빠이도 베트남 사파처럼 산에 있는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진으로 본 반자보는 베트남 사파(SAPA) 처럼 산의 절경이 아름다웠다. 날씨가 흐릴 때 찍힌 구름 낀 사진도 있었는데 그건 더 사파 같아서 마음이 확 끌렸다. 그렇게 태국 치앙마이를 거쳐 빠이로 왔다. 그리고 투어를 통해 반자보를 갔다.


반자보는 빠이 시내에서부터 차로 1시간가량 가야 한다. 따로 차가 있거나 스쿠터를 빌린 게 아니라면 마땅한 교통편이 없기에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투어로 가는 것이 좋다. 투어를 신청하면 새벽 4시 30분에 출발하여 일출 시간에 맞춰 반자보 전망대에 도착한다.


  


해가 뜨기 전 반자보의 풍경.


초승달과 산세가 어우러져 멋있었다.


해가 점점 떠오른다.


아름답다.




일부러 베트남 사파를 갈 때 매일 입었던 바람막이를 입고 갔었는데 날씨가 화창해버렸다. 덕분에 일출은 아주 잘 볼 수 있었다. 반자보는 사파와 풍광은 달랐지만 산이 보여주는 절경을 가졌다는 점에서 똑같았다.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사파 여행의 추억을 함께 떠올려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음엔 사파에서 꺼내보자!





작가의 이전글 태국 북부 빠이, 라오스가 생각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