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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일라 May 30. 2024

비 오는 날 미국 버스 여행기

나홀로 미국 시애틀 여행기-8

시애틀의 겨울은 우기라 비가 자주 내린다. 그날은 새벽부터 비가 계속 내린 날이었다. 보통은 흩뿌리듯 비가 잠깐 내리고 날이 흐린 정도인데 그날따라 비가 그칠 기미가 안 보였다. 비가 올 땐 어떻게 여행해야 하나.


그동안 나는 여행을 가면 화창할 때가 많았고 간간히 흐린 정도의 날씨만 있었지 이렇게 비가 계속 온 적은 거의 없었다. 국내외 여행을 포함하여 여행 일정 중에 하루 종일 비가 왔을 때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여행 중 비 오는 날씨에 대한 경험이 적다 보니 어떻게 하면 비 오는 날도 잘 즐길 수 있을지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비가 오니 그냥 카페에 가서 멍 때리고 있어야 하나? 음,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었다.

 

그때, 시애틀 근교에 있는 시애틀 프리미엄 아울렛이 떠올랐다. 시애틀 아울렛은 시애틀 시내 근교에 위치해 있어서 차로 1시간 이상 걸린다. 대중교통으로는 4번의 환승을 통해 갈 수 있고 시간은 2시간이 걸린다. 이거 참, 시간과 체력이 모두 들어가는 여정이 아닐 수 없다. 시간과 체력의 이유로 여행 일정에 넣을까 말까 고민했던 장소였다.


비 때문에 관광 명소에 가서 사진 찍고 구경하기 힘든 상황을 마주 하는 거보다 아울렛의 안락한 실내를 돌아다니는 게 더 활기찰 거 같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버스 여행이다. 버스에서도 빗방울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게 되는 것은 똑같을 거다. 하지만 풍경이 달라지니 더 즐겁게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버스 환승의 사이에는 도보 이동이 거의 없었다. 만약 환승할 때 많이 걸어야 했다면 비 오는 날에 이런 일정은 절대 안 했을 거다. 환승하는 중에 20분 이상 걸어야 했다면 아울렛까지 가보는 버스 여행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환승해야 할 버스만 4대일 뿐 많이 걷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다면 이 버스 여행은 해 볼만하겠다!



그렇게 시작된 버스 여정. 걸어서 3분 거리의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시작한다.


비가 오니 버스가 텅 비었다.


버스에서 내려 첫 번째 도착한 환승역. 루즈벨트 역(Roosevelt)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좌) 구글 맵에서 이렇게 버스정류장을 안내했다.  우) 첫 번째 환승 정류장으로 갔다.



처음 안내된 67번 버스를 타고 Northgate Station-Bay 1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런데 정류장에는 내가 갈아타야 할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구글 맵을 보는 요령을 써보자면 환승 정류장은 두 가지 방법으로 찾는다. 첫 번째는 아래 왼쪽 그림처럼 정류장의 이름이 맞는지 확인하여 환승할 정류장을 찾는다. 정류장 이름이 항상 잘 보이면 좋겠지만 어떤 정류장은 이름을 찾기가 어렵다. 그럴 땐 두 번째 방법으로 정류장을 찾는다.


두 번째 방법은 아래 오른쪽 그림처럼 색깔로 확인하는 것이다. 구글 맵에는 버스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지점이 다른 색깔로 표시되어 있다. 아래 오른쪽 그림을 보면 첫 번째 버스는 도로 약도에 파란색 길로 표시되어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Northgate Station-Bay 1 정류장에 아주 짧게 파란색 표시가 함께 있다. 이 정류장에서 내려야 한다는 표시다. 


두 번째로 환승해야 할 버스는 도로 약도에 남색 길로 표시되어 있고, 남색이 시작되는 곳이 두 번째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다. 현재 위치와 방향을 보고 남색이 시작하는 곳을 향해 걸어가면 된다. 남색이 시작하는 분홍색 화살표 방향으로 걸어갔다. 



좌) 버스 정류장 이름으로 환승 정류장을 찾을 수 있다.  우) 도로 약도의 길 색깔을 통해 환승 정류장을 찾을 수도 있다.



check!

☞ 버스를 환승해야 할 때 구글 맵을 활용할 수 있다. 환승 정류장은 두 가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정류장의 이름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도로 약도의 길 색깔을 통해 환승 정류장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 버스인 512번 버스를 탔다. 이번엔 2층 버스라 계단이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세 번째 환승 정류장에 도착했다.


우) 에버렛(Everett) 기차 역에 있는 큰 규모 정류장이었다. 기차도 있었고, 버스 정류장도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좌) B2 구역으로 이동하여 280번 버스를 기다렸다.



check!

☞ 큰 규모의 버스 정류장에는 여러 구역으로 정류장이 나뉘어 있다. 큰 규모의 버스 정류장에서 환승할 때, 구글 맵에 해당 구역 정류장까지 "플랫폼" 이란 이름으로 함께 나와있다. 



세 번째 버스에서 내렸다.



이번엔 도로 한 복판에 있는 버스 정류장이었다. 차가 쌩쌩 달린다.


마지막 네 번째 버스를 탔다.



루스벨트 역(Roosevelt) 에서 시애틀 프리미엄 아울렛(Seattle Premium Outlets) 까지 가는 버스 환승 노선.




환승 4번을 거쳐 시애틀 프리미엄 아울렛(Seattle Premium Outlets) 에 도착했다.



파워에이드, 몬스터 음료수 자판기가 있었다. 신기해서 찍었다.


다른 아울렛처럼 브랜드 별로 가게가 있고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부스에서 간식들을 살 수 있다. 미국은 팝콘을 이렇게도 파는 구나.
좌) 안마기계도 있었다.




아울렛에서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발견한 나무들. 신기하게 생겨서 찍었다.







구글 맵을 보는 요령을 한 가지 더 써보자면 옆의 그림처럼 걸어서 가야 하는 길은 점선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도로 약도에 버스가 이동하는 길은 파란색 실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하얀 동그라미가 있는 실선이 시작하는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check!

☞ 구글 맵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검색하면 그림처럼 걸어서 가야 하는 길은 점선으로 표시된다. 그리고 도로 약도에 버스가 이동하는 길은 파란색 실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실선이 시작하는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아울렛에 올 때처럼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갔다. 첫 번째 버스를 탔다.







이번에도 내린 버스정류장과 환승해야 할 버스 정류장이 달랐다. 구글 맵에는 옆의 그림처럼 걸어서 가야 하는 길은 점선으로 표시된다.  구글 맵에서 버스 정류장 사이에 점선이 있다면 버스에서 내려서 점선을 따라 다음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도로 약도에 버스가 이동하는 길은 실선으로 표시되어 있고, 실선이 시작하는 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성조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보니 미국에 온 게 실감이 난다.



두 번째 버스 정류장에서 201번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기찻길이 있었다. 그런데 기찻길과 인도 사이에 울타리가 없다. 이거 사고 안 나나?
화물 기차가 지나가는데 정말 무진장 길었다. 역시 미국은 뭐든지 크다.




세 번째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C1 구역에서 버스를 타야 했다.



다음 버스가 올 떄까지 시간이 남아서 에버렛(Everett) 기차 역을 구경했다.


좌) 미국의 2층 버스. 버스의 앞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그 모습을 못 찍은 게 아쉽다.




2층 버스 맨 앞 자리에 탔다. 창 밖을 보며 주변을 구경했다.


비 오는 풍경을 구경하며 갔다.




그래서 나는 아울렛에서 산 게 있을까? 가격이 생각보다 안 착해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하하.

하지만 비 오는 날 새롭게 여행을 했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다. 그것보다 의미 있는 일은 없겠지. 여행 중 비 오는 날 축축 쳐지기 싫다면 버스 여행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자동차로 드라이브 한 기분이 들어 여행지를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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