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오세아니아 속으로-6
브리즈번 공항에서 내렸다.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는데 친구가 나타났다. 브리즈번 공항은 탑승객이 아니어도 짐 찾는 곳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친구 얼굴을 보니 마음이 한결 더 놓였다. 친구에게 새벽 동안 있었던 모든 여정을 구구절절 말하며 칭얼대고 싶었지만 친구가 먼저 밤 비행기로 간 것을 미안해할 거 같아 더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보고 싶었던 내 마음은 느꼈을 거 같다.
친구네 커플을 만나 편하게 공항에서 나올 수 있었다. 해외에서 지인 찬스를 쓸 수 있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생각해 보니 해외에 살고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렇게 편하게 공항을 나서다니! 와, 세상 편하다! 공항 나서는 게 이렇게 편할 수 있구나. 지금 편하다는 말이 이 글에 몇 번이나 나왔는데 그 정도로 정말 편했다. 친구네 집에 짐을 풀고 나서 브리즈번 시내를 구경하였다.
브리즈번 시내에는 시티 이름 포토존이 있다. 인공 해변 사우스뱅크(South Bank Parklands) 가는 길에 볼 수 있다.
친구는 브리즈번이 특별한 명소가 없어서 여행하러 온 내가 실망할까 봐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내를 돌아다녀본 결과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확실히 멜버른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빌딩 수가 적고 사람도 적었다. 오래된 건물과 새로 지은 빌딩이 혼재되어 있고 한적한 게 우리나라 지방의 신도시 느낌이 났다. 걷기에 참 좋다.
내가 생각했던 호주스러운 동네인 거 같아서 좋았다. 사회시간에 배운 호주라는 나라는 큰 땅 덩어리에 동•식물은 많고 사람은 적다는 거다. 너무 단편적인 기억이지만 그 내용에 딱 맞는 느낌이었다. 새 정말 많고 처음 보는 식물도 많은데 사람은 적다!
친구가 브리즈번은 특별한 명소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건 살고 있는 사람과 놀러 온 사람의 시선 차이가 아닐까! 내가 스토리 브릿지(Story Bridge)를 보고 멋있다고 말하자 친구네 커플은 둘 다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지금 보니 멋있는 거 같다고 했다. 놀러 온 사람의 시선에 맞춰보니 우리 동네의 색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는 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익숙하기 때문에 평범하다고 느끼며 살아가게 될 때가 많은 것 같다. 나도 주위에 놓치고 있는 보석이 없는지 주변을 잘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