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유럽 지구 여행기

튀르키예 여행기-3

by 나일라


이스탄불은 바다를 기준으로 서쪽의 유럽 지구(European Side)와 동쪽의 아시아 지구(Anatolian Side)로 나뉜다. 유럽 지구는 다시 갈라타 다리와 골든혼 바다(Golden Horn)를 기준으로 북쪽의 신시가지(Newtown)와 남쪽의 구시가지(Oldtown)로 나뉜다. 이번 글에서는 유럽 지구의 갈라타 다리 주변에 위치한 구시가지 지역, 발랏(Balat), 갈라타 다리 건너편에 있는 신시가지에 속하는 카라쿄이(Karakoy) 지역을 소개하려 한다.



쉴레이마니예 모스크(Süleymaniye Camii)

구시가지(Oldtown)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걸어가면 쉴레이마니예 모스크(Süleymaniye Camii) 가 있다. 구시가지에 있긴 하지만 갈라타 다리랑 가까운 위치에 있어 여행 동선을 짤 때 함께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쉴레이마니예 모스크는 전성기를 이끈 술탄 슐레이만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슐레이만 1세는 동유럽의 헝가리부터 아프리카 북부의 알제리와 이집트 지역 그리고 서아시아의 이라크, 시리아 지역까지 엄청난 규모의 영토를 차지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쉴레이마니예 모스크를 세웠다.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최고의 건축가 미마르 시난이 만들었다.


쉴레이마니예 모스크(Süleymaniye Camii).




쉴레이마니예 모스크에는 한 가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슐레이만 1세는 전쟁 포로였던 록산나를 사랑하였다. 록산나는 폴란드 여성이었다. 전쟁 포로와의 국제결혼에 당시 많은 이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슐레이만 1세는 그녀와 결혼하였다. 슐레이만 1세가 서거한 후, 두 사람의 사랑을 기리기 위해 쉴레이마니예 모스크 뒤편에는 두 사람의 묘가 함께 안장되었다. 쉴레이마니예 모스크에는 두 사람 외에도 오스만 제국의 최고의 건축가 미마르 시난의 묘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슬람 사원을 들어가기 전에 손, 발 등을 씻는 의식이 있다고 한다. 나란히 수도꼭지 앞에 앉아서 의식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진 찍기 좋았던 쉴레이마니예 모스크.



쉴레이마니예 모스크에 가면 골든혼(Golden Horn) 바다와 그 너머의 카라쿄이 지역이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더 멀리 동쪽으로 아시아 지구까지 보인다. 모스크가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뛰어나다. 이스탄불에는 많은 모스크가 있다. 그중에서도 전망이 좋아서 추천하고 싶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동쪽의 아시아 지구까지 보인다.


골든혼(Golden Horn) 바다와 카라쿄이 지역이 보인다.




쉴레이마니예 모스크를 나와 이스탄불 거리를 따라 걸어갔다. 길가에는 튀르키예의 전통 빵인 시미츠를 파는 가판대가 많이 보였고, 군밤과 옥수수를 파는 가판대도 눈에 띄었다. 정겨운 모습이었다.



군밤과 옥수수를 파는 가판대.


튀르키예의 전통 빵인 시미츠를 파는 가판대.




튀르키예는 인구 대다수가 이슬람교인 국가다. 이슬람 신자들은 하루에 다섯 번의 기도를 한다. 해가 뜨는 시간에 따라 정확한 시간은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 보통 해가 뜨기 전의 이른 아침, 정오, 오후, 해가 진 저녁, 밤 이렇게 다섯 번을 기도한다고 한다. 기도 시간이 되면 모스크에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인 아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리나라의 "찹쌀떡~ 메밀묵~" 처럼 선율이 있는 것처럼 들렸다. 아잔 소리는 아랍어를 읽는 소리라고 한다. 튀르키예를 여행하다 보면 아잔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 기도 시간이 되면 길거리에 카펫을 깔고 이슬람 신자들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 본모습들이라 생경하고도 인상 깊었다.



기도 시간이 되면 길거리에 카펫을 깔고 이슬람 신자들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집션 바자르(므스르 차르슈)

바자르(Bazaar)는 중동 지역에서 시장을 부르는 말이다. 이집션 바자르는 오스만 제국 시대 때부터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이집트의 물건들이 수입되고 이곳에서 판매되어 이집션 바자르라고도 불린다. 터키어로는 므스르 차르슈(Mısır Çarşısı) 라고 불리며, 구글 지도에는 '므스르 차르슈'로 검색해야 한다. 실내에 여러 가게들이 모여 있는 시장의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쾌적하게 물건을 고를 수 있어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자 한다면 이집션 바자르를 추천한다.


이집션 바자르 내부. 실내에 있는 시장이다. 쾌적하다.
한국인에게 유명한 31번 로쿰 가게.



갈라타 다리(Galata Bridge)

골든혼(Golden Horn)은 동로마 제국일 때부터 항구였던 곳이다. 골든혼 입구에 갈라타 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이스탄불의 구지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고 있다. 구시가지에서 갈라타 다리를 건너가면 신시가지인 카다쿄이와 탁심 지구 쪽으로 이어진다. 갈라타 다리가 항구에 있어서였구나. 다리 위에 낚시꾼들이 빼곡하다.


갈라타 다리의 1층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다. 이스탄불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고등어 케밥 집들이 있는데, 샌드위치처럼 빵에 고등어를 넣어 만든 케밥의 형태다. 다리를 건너 카다쿄이 쪽에서는 또띠아에 고등어를 넣어 만든 케밥으로 판매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갈라타 다리(Galata Bridge). 갈라타 다리의 1층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다.
갈라타 다리 위에서 낚시대를 들고 낚시를 하는 진기한 장면을 볼 수 있다.


가까이 가보니 꽤 큰 물고기가 있었다. 정어리가 잡힌다고 한다.


갈라타 다리에서 보이는 구시가지의 모습이 멋있다.
갈라타 다리 위에서 동쪽 바다 너머로 아시아 지구가 보인다.


갈라타 다리 위에는 차도가 있고, 트램도 함께 다닌다. 모스크와 어우러진 모습이 특색있다.


갈라타 다리 위에서 보이는 구시가지 쪽의 예니 모스크(Yeni Camii).


갈라타 다리에서 신시가지 방향을 바라보면 갈라타 탑(Galata tower) 이 우뚝 솟아있다.



일출 때 오면 해가 보인다.




고등어 케밥 가게 1. 소칵 레제티 타리히 발릭 듀럼(Sokak Lezzeti Tarihi Balık Dürümcü Mehmet Usta)

갈라타 다리를 건너 카라쿄이(Karakoy) 지역으로 넘어갔다. 카라쿄이에서는 먹으러만 다녔던 것 같다.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고등어 케밥 맛집이다. 간판에는 '소칵 레제티 타리히(Sokak Lezzeti Tarihi)' 라고 안 써있다. 구글 지도에는 가게 이름이 이렇게 등록되어 있다.


튀르키예의 전통 음식인 케밥은 고기를 구운 요리를 말한다. 꼬치에 고기를 끼워 회전하며 굽는 되네르 케밥, 항아리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고 오븐에 굽는 항아리 케밥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스탄불은 바닷가 옆에 위치해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다. 바다에서 잡은 고등어를 구워서 샌드위치처럼 먹는 요리가 고등어 케밥이다. 에미뇨뉘 선착장 주변에도 가게가 많지만 나는 카라쿄이에 위치한 맛집으로 갔다. 이 집이 간이 적당해서 한국 사람들 입맛에 딱 맞을 거 같다.


가게 외관.
이 집 맛있다.



check!

☞ 카다쿄이 쪽에서는 또띠아에 고등어를 넣어 만든 케밥으로 판매하고 있다. 취향에 따라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고등어 케밥 가게 2. 메슈르 발릭 에윱 우스타(Meşhur Balıkçı Eyyup Usta)

이 집도 현수막에 작게 가게 이름이 쓰여 있다. 'SOKAK' 이라 적힌 큰 간판만 보고 여기가 아닌가 했다. 구글 지도에 가게 이름이 '메슈르 발릭 에윱 우스타(Meşhur Balıkçı Eyyup Usta)' 로 등록되어 있다. 여기도 고등어 케밥 집이다. 첫 번째 가게보다 덜 기다렸고 맛도 좋았다. 고등어 케밥은 가시를 다 발라주기 때문에 먹기가 편하다.


가게 외관.


기다리는 동안 만드는 과정을 찍었다.




check!

☞ 구글 지도에 등록된 가게 이름과 간판 이름이 달라서 가게 찾기가 어렵다. 간판 사진을 함께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구시가지(Oldtown)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걸어가면 쉴레이마니예 모스크(Süleymaniye Camii)가 있고, 여기서 더 서쪽으로 가면 발랏(Balat) 이라는 동네가 있다. 이스탄불 구시가지에서 출발하면 트램과 버스를 환승하여 약 40분, 걸어서는 1시간 정도 소요되고, 갈라타 다리가 있는 에미뇨뉘 선착장 쪽에서 출발하면 트램으로 약 20분, 걸어서 35분 정도 걸린다.


발랏(Balat) 를 향해 걸어가본다.



발랏(Balat)

발랏(Balat)은 2000년대 초반까지 사회적으로 빈곤층이 많이 살던 동네였다. 1894년 대지진으로 도시 부유층이 떠나간 자리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시 재생 사업(Gentrification)을 통해 좁은 골목과 오래된 건물에 예술가들이 다양한 색깔을 입히면서 관광 명소로 탈바꿈하였다. 나는 이른 아침에 방문하였는데, 사진을 찍고 나니 투어를 통해 방문한 관광객들이 우르르 왔었다.


발랏(Balat)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은 동네 이름의 카페.



-컬러풀 계단(Colorful Stairs)


-발랏 알록달록 집들(Coloured Houses of Balat)



골목 사진을 찍으러 오는 곳이다.



그리스 정교회(Virgin Mary Greek Orthodox Church)

튀르키예 땅은 로마 제국의 땅이었다. 330년, 로마 제국의 수도가 이스탄불로 옮겨지면서 동로마 제국은 동양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다. 1054년 동과 서로 교회가 분열되며 동방 정교회는 로마 가톨릭과 분리된 독자적인 종교로 확립하였다. 동방 정교회에 그리스 정교회, 루마니아 정교회, 세르비아 정교회 등이 속한다.

발랏에는 그리스 정교회가 있다. 붉은 건물 외관이 아름다웠다. 좁은 골목 사이에서 눈에 띈다. 왜인지 건물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발랏에 왔다면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스 정교회(Virgin Mary Greek Orthodox Church).



구름이 예뻐서 찰칵.


발랏 동네에 구멍가게처럼 보이는 가게가 있었다. 이 동네의 슈퍼마켓인 것 같다.



트램을 타고 다시 갈라타 다리 쪽으로 갔다.


갈라타 다리로 다시 오니, 갈라타 탑이 보였다.



이스탄불도 차가 막힐 때가 많았다. 모스크와 함께 있는 차도의 모습이 이스탄불의 한 장면 같아서 찍었다.


이스탄불은 자갈로 된 오르막길도 많았다. 힘내서 걸어가보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스탄불 구시가지 시내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