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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ul 03. 2023

미루나무



우리 어릴 때는 키 큰 미루나무들을 많이 보았다. 자라는 속도가 빨라 일제가 신작로를 내면서 가로수로 심었던 것이다. 보기에 '아름다운 버드나무' 같다고 해서 “미류(美柳)”라고 했는데, 1988년 어문규정에 따라 “미루”로 통일했다고 한다. “미류”의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때쯤 “양(洋)버들”, 곧 “서양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도 들여왔는데, 나는 구분을 잘 못하겠다. 비슷한 것으로 “포풀러”가 있다. 그것은 양버들과 미루나무의 잡종이라고 한다. ‘서울촌놈’인 나는 역시 구분하기 어렵다.


어릴 때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려있네~”로 시작하는 동요를 참 좋아했다. 찾아보니 제목은 <흰 구름>이고 박목월의 시를 외국 곡에 입힌 것이라고 한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 솔바람이 몰고 와서 살짝 걸쳐놓고 갔어요 / 뭉게구름 흰 구름은 마음씨가 좋은가봐 / 솔바람이 부는 대로 어디든지 흘러 간대요”


좀 높은 곳에 올라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줄지어 선 미루나무를 내려다 보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V5NA8srZp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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