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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ul 08. 2023

새삼 가람

<朝鮮語文學名著解題>...가람 이병기 선생이 1940년에 작성한 것이다. 총 239권을 해제했다. 이 중에서 지금은 볼 수 없는 책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가람의 서재에 놓여 있었을 저 책들을 김수영은 아마 보았을지 모르겠다.


김수영은 1950년 2월 2일의 일기에서 가람에 대해 이렇게 썼다. “가람 이병기 선생을 뵈옵고 같이 박은 사진을 신기롭게 꺼내 본다. 예술의 힘으로 커진 사람은 인간으로도 큰 사람이 된다는 표본 같은 이가 가람 선생이다. 일주일 동안 연거푸 마시게 된 술 때문에 몸은 매우 피곤하지만 이번 군산여행은 기대하였던 바와 같은 정신의 청량제를 넣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가람 선생의 수집력(문학적)에 새삼스러이 감탄한다. 역시 여러 가지를 보아야 한다....가람은 ‘大愚’를 아는 사람이다. ‘겸손’ … 그것도 고도의 겸손을 가지고 그리고 ‘청춘’과 ‘인간’을 가지고 있었다. 과연 가람 선생이라고 경탄하였다.”


두 권의 문고본으로 나온 『가람일기』를 다시 읽어 보고 싶어진다. 아마 책꽂이 어느 구석에 숨어 있을 것이다. 무료한 주말 오후 이 목록을 뒤적여 본다. 그러나 김수영 말마따나 “독서와 생활과를 혼동하여서는 아니 된다. 전자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후자는 뚫고 나가는 것이다.”


덧. 가람 선생의 후기다. “별안간 부탁을 받고 急激히 이 目錄을 꾸미자니 널리 調査도 못하고 위선 身邊에 있는 것과 대강 짐작하는 것에서 우리글로 된 것을 僞主하여 뽑을 뿐이고 漢文學으로 된 것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였다. 혹 未備, 舛誤된 점은 다시 補正코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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