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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ul 14. 2023

산월기(山月記)


나카지마 아쓰시(1909~1942)의 단편소설이자 단편집 제목이다.


<산월기>는 능력은 있으나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 신세모순(身世矛盾)을 생리로 삼아 살아가던 당 나라 이징이 호랑이가 되어 겪은 일을 그렸다. 전형적인 당 전기(傳奇) 양식을 가져다가 창신한 소설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늘 열등감과 우월감, 수치와 교만 사이를 배회하면서 살아가게 마련이지만, 자의식이 강한 이들은 배회의 단계를 넘어서 자신을 파멸로 이끌고 만다. 그것이 이 작품에서는 호랑이로의 변신으로 나타난다.


호랑이로 변한 이징은 마지막에 이런 말을 남긴다. "입에 발린 경구를 지껄이면서도, 사실은 부족한 재능이 폭로될지도 모른다는 비겁한 두려움과 각고의 노력을 꺼린 나태함이 나의 모든 것이었다."


아아, 나는 이징의 발꿈치도 못따라가는 둔재로서 저런 성찰마저 하지 않고 있으니 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참으로 못나고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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