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나는 양의 문이라” 요한복음 10장 7절이다. 나는 기독교신자는 아니지만, 미션스쿨을 다녀 성경이 낯설지는 않다. 중학 시절 영어공부한답시고 영어성경반을 들락거리기도 했었다.
신앙심이 얕아서였던지 당시 나는 의심이 좀 많았었다. 왜 예수는 말을 할 때 “진실로”라고 한 것일까, 따위다. 특별히 강조하고자 할 때 그런 표현을 썼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 강조가 썩 내키지 않았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강조하면 다른 말들에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는 말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원문을 보니 “I tell You the truth I am the gate for the sheep”이다. 거칠게나마 직역을 하면 “나는 내가 양을 위한 문이라는 진실을 너희에게 말한다” 정도가 될 것이다. 나는 이런 번역이 좀 더 나아보인다. 이것이 ‘~라는 진실’, 곧 ‘말씀’의 내용을 강조한 것이라면, ‘~진실로 말한다’라는 표현은 ‘말씀’의 행위를 강조한 것일 게다. “진실로 진실로”라고 두 번이나 쓴 것은 후자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얼마나 의심을 많이 받았으면 그랬을까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진실은 그 내용에 들어있지 말하는 방식에 있지 않다는 게 어릴 때부터 지금껏 가져온 내 어설픈 생각이다. “I tell you the truth”를 ‘감흥여격’이라 하여 교훈을 강조할 때 흔히 문두(文頭)에 사용하는 관용적인 표현의 일종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히브리어나 헬라어에는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