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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Aug 30. 2023

백중


오늘 음력 7월 보름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백중날 자손들이 젯상을 차려 주지 않아 먹을 게 없으면 시궁창 물을 먹게 된다고 하신, 바로 그날이다.


중원(中元), 백종(百種, 百終)․백중(百衆, 百中) 혹은 망혼일(亡魂日)이라고도 한다. ‘중원’은 도교에서 유래한 말로 천상의 선관(仙官)이 일 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을 기록하는 시기를 원(元)이라고 하는데, 1월 15일은 상원(上元), 7월 15일은 중원(中元), 10월 15일은 하원(下元)이라 하고, 이 삼원일(三元日)에 초제(醮祭)를 지낸다.


* 초제 : 성신(星辰)에게 지내는 제사


‘백종’이란 말은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옛날에는 백 가지의 곡식의 씨앗을 갖출 수 있다는 데에서 유래하였다.


‘망혼일’은 이날 돌아가신 부모 등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술, 음식, 과일을 차려 놓고 신명(神明)에게 올린 제사에서 나온 말이다. 불가에서는 불제자 목련이 부처의 지시에 따라, 살아 생전 죄를 많이 지은 그의 어머니의 영혼을 구제하기 위해 7월 15일에 오미백과(五味百果)를 담아 이 세상의 모든 부처인 시방대덕(十方大德)에게 공양하였더니, 마침내 그의 어머니의 영혼이 구제되었다는 고사에 따라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열어 공양을 하는 풍속이 있다. ‘우란’이란 몸이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며, ‘분’(盆)은 밥그릇을 조상에게 바쳐 저승에서 받는 죄를 구원한다는 의미다.


한편 일반 가정에서는 처음 익은 과일을 따서 조상의 사당에 올린 후 먹는 천신(薦新) 차례를 지냈고, 궁궐에서는 이른 벼를 베어 종묘에 천신하는 일도 있었다. 농가에서는 이 날 마을에서 그 해 농사가 가장 잘 된 집의 머슴을 뽑아 소에 태워 동네를 돌며 위로하며 노는데, 이는 바쁜 농사를 마치고 하는 농군의 잔치로서 이른바 ‘호미씻이’라고 한다. 또한 이 날에는 머슴을 하루 쉬게 하는데, 머슴들은 술과 음식 등을 먹고 마시며 흥겹게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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