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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an 04. 2024

'귀거래' 그림


도연명의 〈귀거래사〉는 중국을 위시한 한국과 일본 중세문학의 한 전범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본뜬 문학과 그것을 형상화한 그림이 중세가 끝날 때까지 거듭 변주되어 나왔다.


조선의 대표적인 그림으로는 역시 김홍도의 〈오류귀장도(五柳歸莊圖)〉를 들 수 있다.(그림 1) 아시다시피 ‘오류선생’은 도연명을 뜻한다.


그런데 오늘 한국학 관련, 유명한 반년간지를 보니, 이 그림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설명을 붙인 이는 오랫동안 동양철학, 그 중에서도 미학을 전공해 온 모 선생이다.


“도연명이 기쁜 마음으로 서둘러 집에 가고자 하는 급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점이 제대로 표현되려면 배에 앉아 있기보다는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야 한다. 아울러 바람에 날리는 옷깃도 그려져야 한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중국의 〈귀거래도〉들에 그런 모습이 형상화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처리하면 오히려 ‘운치’가 떨어진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고람(古藍) 전기(田琦, 1825∼1854)의 〈귀거래도〉(그림 2)에서도 도연명은 배에 차분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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