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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an 12. 2024

문해력과 맹목


<예전에 A는 B가 주장하는 C의 문제점을 D라는 근거를 들어 구체적으로 비판하였다. 그런데 요즘의 E들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자기 진영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진술에 대해, E들 중 F는 C가 옳다 하고, E들 중 G는 D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해서는 토론이 이루어질 수 없다.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빠져들어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문해력이다. 상대가 무엇을 얘기하려고 하는지, 말하자면 논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않거나 못하는 상태에서는 생산적인 토론은 불가능하다. 왜 그런고 하니, E들은 확증편향으로 철저히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문해력 따위는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핏대를 올려가면서 '열정적으로'... 지긋지긋한 맹목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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