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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an 13. 2024

김시습의 <백화사(白花蛇)>, 두 번역

원문


嘉爾稟形雖至毒

殺身摩頂便成仁

蜿蜓得意椒陰裏

時聽跫音驚俗人


1. 정길수 교수의 번역(제목 : 뱀)


네 모습 훌륭해라, 독이 있다지만

머리깎고 살신성인 이르렀으니  

산초나무 그늘에선 기세 좋더니

속세 사람 발소리엔 깜짝 놀라네


2. 이승수 교수의 번역(제목 : 하얀 꽃 뱀)


어여쁘다, 타고 난 몸 비록 흉해도

온몸으로 기어 가며 인덕(仁德)을 이루나니

산초나무 그늘에서 똬리를 틀고 쉬다

속인들 발짝 소리 놀라곤 하는구나


두 분 다 한문 실력이 좋은 이들인데, 이 짧은 시에 이리도 차이가 있으니, 나 같은 자는 어찌하면 좋겠는가. 그저 놀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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