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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an 21. 2024

이가(二可)


이가당(二可堂)은 영조 때 문신 이시방(李時昉; 1674-1739)이 임청각(臨淸閣)에서 분가할 때 지은 정자로 현재의 안동시 법흥동에 있다. 이시방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이 건물에서 과거 공부에 연연하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였다고 전한다. 이가당 1784년 6에 김홍도가 쓴 것이다.      


‘이가’는 한유(韓愈; 768~824)의 <송이원귀반고서(送李愿歸盤谷序)>에 나오는 말이다. “채어산(採於山), 미가여(美可茹), 조어수(釣於水), 선가식(鮮可食)”, 곧 “산에서 나물 캐면 맛이 좋아 먹음직하고, 물가에서 고기 낚으면 신선해 먹음직하네.” 여기에서 좋다는 의미의 ‘가(可)’ 두 개를 따온 것이다.     


이 말은 물론 “대장부로서 때를 만나지 못한 자가 할 일(大丈夫不遇於時者之所)”이라고 하여, 자신의 은거를 합리화하고 미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거나 무엇보다도 저 글씨가 참 좋다. 나는 서체에는 문외한이지만, 역시 화가의 글씨답게 조형적인 듯해 여러 번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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