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solitude과 외로움 loneliness을 구분해야 한다. 고독은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고 외로움은 다른 사람들과 차단된 고통이다. 자신과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제대로 대화할 수 있을까. 고독을 피한다면 늘 사람에 둘러싸여도 외로움을 피할 수 없다. 용맹하게 고독해야 한다."
자칭 B급좌파 김규항이 한 말이다. '용맹하게'란다.
불교에서는 '용맹정진'을 이렇게 설명한다. '비록 삼천대천세계가 불에 타고 있어도 부처님을 뵙기 위해서 그 불 속에 들어가며, 가르침을 들어 중생을 교화하고 중생을 선법(善法)에 안주시키기 위해 그 불 속에 들어가는 것이 보살의 용맹정진이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경지를 그렇게 말한다.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는 김규항의 말이 무섭게 다가오는 밤이다. 고독은 자신도 속이고 마는, 한갓된 포우즈 따위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