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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an 27. 2024

술이 종교보다 바람직한 이유


1. 다른 술을 마신다는 이유만으로 전쟁이 일어난 경우는 없다.

2. 마시는 술의 상표를 바꿨다는 이유로 배신자 취급을 당하지는 않는다.

3. 다음 술을 주문하기 위해 2000년이나 기다릴 필요는 없다.


1999년 그루지아(현 조지아)의 트리빌리 시 어느 선술집 게시판에 걸린 글이다. 모두 8개인데, 3개만 골랐다. 나머지, 예컨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사람은 아직 없다” 따위는 이 땅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지은 요네하라 마리의 《교양노트》에 나오는 이 글을 읽으며 술을 마시자니, 마치 사제라도 된 듯 술 따르는 내 마음이 새삼 경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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