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른 술을 마신다는 이유만으로 전쟁이 일어난 경우는 없다.
2. 마시는 술의 상표를 바꿨다는 이유로 배신자 취급을 당하지는 않는다.
3. 다음 술을 주문하기 위해 2000년이나 기다릴 필요는 없다.
1999년 그루지아(현 조지아)의 트리빌리 시 어느 선술집 게시판에 걸린 글이다. 모두 8개인데, 3개만 골랐다. 나머지, 예컨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사람은 아직 없다” 따위는 이 땅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지은 요네하라 마리의 《교양노트》에 나오는 이 글을 읽으며 술을 마시자니, 마치 사제라도 된 듯 술 따르는 내 마음이 새삼 경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