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권필)
어젯밤 서쪽 동산에서 취한 뒤
돌아와 달을 마주하고 잠이 들었네
새벽바람 속에 생각은 만 갈래
꿈속에 불리어 바닷가에 이르렀네
(허경진 역)
昨夜西園醉
歸來對月眠
曉風多意緖
吹夢到梅邊
전구를 허경진은 "새벽바람 속에 생각은 만 갈래"라 했지만, 이상하는 "새벽바람이 퍽 다정도 하여"라고 하였다. 이 차이는 대단히 크다. 시 전반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결구의 "꿈속에 불리어"는 무슨 말인가, 궁금하다. 아마 꿈속에서 바람이 화자를 바닷가로 날려보냈다는 말이지 않을까 하는데, 잘 모르겠다. 그런데 "바닷가에 이르렀네"라고 했지만, 원문은 "매화변[梅邊]"이다. 이런 실수는 거의 치명적이다.
한시의 운자(韻字)도 제대로 모르는 나는 이렇게 풀어보고 싶다.
어젯밤 서쪽 정원서 취하고
돌아와 달빛 속에 누었다네
새벽 바람에 생각이 많다가
꿈결에 매화 곁에 이르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