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군수 몇몇이 도둑질을 해서 벌을 받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聞郡守數人以贓被罪)〉라는 시를 읽을 때마다 그 비유와 기개에 감탄하곤 한다.
흉년으로 백성들 거의 죽게 되어(歲儉民幾死) / 남은 것은 뼈와 살가죽뿐(唯殘骨與皮) / 몸에 남은 살이 얼마나 된다고(身中餘幾肉) / 남김없이 죄다 찢고 쪼개는가(屠割欲無遺) // 너희는 보았느냐, 강물 마시는 저 두더지(君看飮河鼴) / 배 채우고 나면 더는 먹지 않음을(不過滿其腹) / 묻노니, 네놈들은 대체 입이 몇이기에(問汝將幾口) / 백성들 살을 게걸스레 먹어치우느냐(貪喫蒼生肉)
특히 "너희는 보았느냐, 강물 마시는 저 두더지(君看飮河鼴) / 배 채우고 나면 더는 먹지 않음을(不過滿其腹)"을 득의의 구절로 보았다. 그런데
<장자>를 읽다보니 이런 말이 나온다.
"강둑의 물 마시는 두더지는 배가 차면 더는 먹지 않는다(堰鼠河飮, 不過滿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