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호를 "수려(隨廬)"라 짓고 이용휴(李用休; 1708~1782)에게 글을 구했다.
'수려'란 '(세상을) 따라 사는 집'이라는 뜻이다. 집주인은, '잘난 체할 것도 없고, 비딱하게 살 것도 없다, 내멋대로 살다 보니 좋을 게 없었다, 그러니 이제 세상에 맞춰 둥글둥글 살아가셌다'고 생각해서 당호를 그렇게 지은 것 같다.
그런데 이용휴는 그런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해 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남들 하는 대로 따르기만 할 것인가? 마땅히 이치를 따라야 한다. 이치는 어디에 있는가? 마음에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반드시 마음에 물어보라. 마음에 거리낌이 없으면 이치가 허락한 것이요,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이치가 허락하지 않은 것이니 그만두어야 한다."
결국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따위의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이런 뜻이 아닌가 멋대로 생각해 본다.
'마음이 움직이고 향하는 방향을 잘 감지하고, 그것을 거슬리지 않게 나아가야 하고, 그래야 쓸데없이 피곤하지 않게 살 수 있으며 또 뭔가를 생산해 낼 수도 있다.'